[북스&] 트럼프發 대격변 온다···'머니머신' 낙인 찍힌 한국, 생존전략은

서지혜 기자 2024. 11. 1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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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0시대(박종훈 지음, 글로퍼스 펴냄)
■트럼프 코리아(구갑우·박유현 엮음, 사회평론 펴냄)
■신의 개입(송의달 지음, 나남 펴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6일(현지 시간) 플로리다 팜비치 컨벤션센터에 집결한 지지자들 앞에서 대선 승리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서울경제]

트럼프 2기 시대의 개막을 앞두고 국제 정세가 풍전등화다. 무역장벽은 더 높이 쌓아 올려지고 ‘미국 우선주의’는 한층 더 강력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차기 행정부 인선 작업에 나선 도널드 프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미 육군 특수부대원 출신인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을 지명하며 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대외 강경 노선을 표방하는 트럼프 2기의 정책에서 한국도 자유롭지 않다. 미국 우선주의의 직격탄에 가장 큰 충격을 받을 곳 가운데 한 곳이라는 우려가 크다. 미국 대선 이후 서점에서 ‘트럼프’를 키워드로 한 책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배경 가운데 하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물론 미중 패권 다툼과 북핵 이슈, 고율 관세 정책 등 전 세계가 트럼프 2기의 정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형 서점에는 트럼프 당선인 관련 전용 코너가 만들어졌고, 신간뿐 아니라 과거 출간된 책을 찾는 이들도 부쩍 늘었다. 대부분 서적은 ‘트럼프 2기 시대가 한국에 미칠 영향'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과 그 대답에 집중한다.

더 강력해진 트럼프 나비효과···미중 패권전쟁·무역질서 재편 속 대응책은

박종훈 지식경제연구소장이 저술한 ‘트럼프 2.0시대(글로퍼스)’는 지난 6일 판매를 시작한 이후 경제경영분야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주목 받고 있다. 저자는 43만 여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경제전문 유튜버로 이미 선거 전부터 트럼프의 당선을 예견해 왔다.

저자는 트럼프 2기 시대 세계 경제가 지각 변동을 겪을 것으로 예측했다. 앞으로 미국이 유럽에 방위비 지출 확대를 요구할 것이란 전망이다. 트럼프 1기 당시 유럽은 미국의 요구를 외면했다. 하지만 현재 유럽은 에너지의 상당 부분을 미국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요구를 무시하기 어렵다. 다만 유럽은 이미 러시아 전쟁으로 인한 안보 위협으로 천문학적 수준의 방위비를 지출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트럼프 2기의 유럽 경제 상황은 지금보다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미중 패권 경쟁이 강해질수록 한국에 대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박은 커질 것이다.

방위비 분담금·FTA 재협상···한미동맹 변화와 수출의 미래

한국의 방위비 부담 확대는 ‘트럼프 코리아’에도 언급된다. ‘트럼프 코리아’는 트럼프가 미칠 영향을 그가 선거 유세와 방송을 통해 내뱉은 말을 중심으로 분석한 책이다. 트럼프는 동맹국의 방위비를 미국이 아닌 자국이 부담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그런 그에게 한국을 ‘머니 머신’이다. 충분한 경제력을 갖추고 있지만, 그 만큼의 방위비를 내지 않는 국가라는 것. 트럼프는 지난 5월 뉴저지주 와일드우드 유세에서 “한국은 엄청난 돈을 벌고 있다. 그들은 우리의 조선·산업과 컴퓨터 산업을 가져가고, 다른 많은 산업을 장악하면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저자는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가 ‘재앙’으로 묘사한 한미 FTA 재협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내다본다. 실제로 한국산 품목에 대한 관세 폭탄은 이미 예정된 수순이다. 수출을 성장 동력으로 여기는 한국의 증시가 트럼프 당선 이후 폭락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안미경중' 아닌 '안미경미' 시대로···자주국방 확보·산업 협력 늘려야

이처럼 트럼프 2기 시대는 한국에 위기다. 그렇다고 투덜대기만 하고 있을 때는 아니다. 그를 편견으로 대하고 의도적으로 무시하기보다는 우리의 능력과 전략, 인적·물적 자원을 축적하고 공유해야 한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을 역임한 송의달 서울시립대 융합전공학부 초빙교수는 지난 9월 트럼프가 복귀할 것을 염두해 두고 ‘신의 개입’을 저술했다. 저자는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한국의 외교 전략 우선순위는 달라져야 한다고 경고한다. 그는 “천문학적 국가 부채에 시달리는 미국은 지금 다른 나라의 방어를 대신해 줄 여유가 없다”며 “선제적으로 주한미군 분담금 이슈에 대응하고, 자주 국방의 길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한다. 나아가 “중국이 주도하는 산업망에서 하위 국가가 되기 보다는 미국과 우호 관계를 형성해 제조업 패권 국가로 번영하는 길이 국가 이익에 부합한다”고 강조한다. 트럼프 2기를 맞는 우리나라가 ‘안미경미’ 정책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조언이다. 안보도 미국, 경제도 미국과 함께 해야 한다는 의미다. 저자는 “자유민주 국제진영에 적극 참여해 경제 대박을 터트려야 한다”고 제언한다.

서지혜 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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