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조이 "심즈의 왕좌가 점점 위태로워진다"
지금까지 심즈 시리즈의 왕좌를 노리는 여러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이 출시됐지만 결과는 늘 실패로 끝났다.
사실 심즈와 비슷한 맛과 퀄리티라면, 수많은 이용자가 만든 커스텀 콘텐츠(CC) 아이템이 쌓인 심즈를 플레이하지 굳이 다른 게임을 찾을 이유가 없다. 심즈보다 부족하다면 말할 나위도 없다.
그런 연유로 심즈는 여러 인생 시뮬레이션 장르 게임 중에서도 독보적인 위치를 고수해왔다. 크래프톤 '인조이'가 처음 공개됐을 때, 한국형 CC템에 목말랐던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열렬한 반응이 있었다. 그만큼 심즈 시리즈에 매너리즘을 느꼈던 이용자가 많았던 방증이다.
연내 가능하다던 인조이 얼리 액세스가 2025년 3월 28일로 연기된 것은 안타깝지만 그만큼 기대감도 커졌다. 출시에 급급하지 않고 깊이 있는 게임을 추구한다고 믿는다. 과연 그동안 인조이는 어떻게 변했을까, 설레는 마음으로 지스타 2024 크래프톤 부스로 향했다.
■ 인조이만의 차별화, 카르마 시스템
커스터마이징은 많이 바뀌지 않았다. 이전 캐릭터 스튜디오와 거의 비슷하다. 한국어를 인식하지 못하는 AI 패턴 생성기도 여전했다. 시연 시간은 30분 정도로 넉넉한 편이지만, 커스터마이징에 공을 들이면 2시간도 훅 지나간다. 봐 줄 만한 정도로 적당히 만지고 게임에 들어갔다.
지스타 2024 시연 버전에서는 게임스컴 시연 버전과 동일하게 도원 외 LA 산타모니카를 모티브로 하는 블리스베이를 선택할 수 있다. 미드에서 보던 해변 마을 하이틴 청춘 콘셉트 플레이도 가능해 보인다. 초기 정착 자금은 5만 뮤였는데, 누가 봐도 입지가 좋은 곳은 너무 비싸서 입주가 불가능했다.
이용자가 접속하면 AR 컴퍼니 사수 헨리가 초보 신으로서의 임무를 설명해준다. 도시와 조이를 돌보고, 그들의 삶과 카르마 점수를 관리해야 한다. 김형준 총괄 PD는 "카르마는 과거의 행동이 이후에 영향을 주는 일종의 평판 시스템"이라 언급한 바 있다.
평판 시스템은 익숙하지만 '조이의 영혼과 카르마 관리가 잘못되면 CEO 면담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헨리의 경고를 들으니 또 새롭게 느껴진다. 행동하기 외에도 카르마 상호작용하기라는 탭이 있는데, 개개인의 카르마 변동에 영향을 주는 행동으로 보였다.
■ 다양한 도시 관리 기능과 3D 프린터 활용한 건축
도시 관리에서는 날씨, 전광판, 나무, 풀, 장식, 동물, 특수 효과 등을 변경할 수 있다. 블리스베이는 해변 테마라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해변 야자나무, 화창한 날씨로 기본 세팅돼 있는데, 한국에서 볼 법한 활엽수 가로수나 흐리고 비가 오는 날씨로 만드는 설정도 가능하다.
도시의 동물 종류와 개체 수도 조정된다. 해외 관광 도시마냥 고양이 마을, 강아지 도시도 만들 수 있다는 소리다. 블리스베이는 테마 파크가 있는 휴양 도시라 도시에 적용되는 특수 효과를 변경하면 폭죽이 펑펑 터지는 아름다운 광경을 볼 수 있었다.
건축 탭에서는 직접 건물을 만들고 가구를 배치할 수 있다. 정식 버전이라면 건축과 가구 배치에 모두 인조이 화폐인 뮤가 필요하겠지만, 시연 버전이니만큼 재정 압박 없이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다.
커스텀 콘텐츠가 없는 바닐라 상태임에도 꽤 많은 프리셋이 제공돼 인테리어에 감각이 없는 사람도 뚝딱뚝딱 원하는 건물을 만들 수 있었다. 가구 역시 파츠별 커스텀이 가능하고, 사진을 가구로 변환하는 3D 프린터 기능도 제공됐다.
■ 시연만으로도 얼리 액세스가 기대되는 퀄리티
조이 이동, 스케줄 변경, 오브젝트나 다른 조이와의 상호 작용, 직업 활동 등 인생 시뮬레이션 장르에서 제공하는 기능들은 시연 버전에서 전부 체험해볼 수 있었다. 5배속까지 제공해 답답함 없는 쾌적한 플레이가 가능하다.
직업 활동의 경우 조건을 충족해야 지원할 수 있다. 다만 초반 플레이에서 지원 가능한 직업은 조건이 널널해서인지 이미 자리가 가득 찬 상태였다. 다른 조이를 내쫓고 들어간다고 생각하니 망설여져서 직업 활동하는 조이를 보지는 못했는데, 굉장히 아쉽다.
인생 시뮬레이션 장르는 내가 만든 캐릭터가 스스로 움직이는 것만 봐도 재밌고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버린다. 가급적 많은 기능을 체험해보고 싶었지만 그러기엔 30분의 시연 시간은 턱없이 부족했다.
지스타 2024 현장 관람객이라면 꼭 크래프톤 부스에 들러 인조이를 체험해보길 바란다. 인조이를 보통 K심즈라고 부르곤 하는데, 심즈와는 차별화된 인조이만의 독특한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suminh@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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