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음 터트린 지지자, 덩실덩실 춤춘 반대자···이재명 재판 법원 앞 두 풍경
“주문.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2년간 집행을 유예한다.”
15일 오후 3시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소식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재판정에서 약 500m 떨어진 ‘이재명 무죄’ 집회까지 전해지는 데는 채 10분이 걸리지 않았다. 무대 옆을 지키던 한 참가자가 자리에 앉아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집회장에서는 “어떻게 징역 1년이냐” “정치 검찰 해체하라” 등 울분 섞인 고성이 오갔다.
이날 서울중앙지법은 ‘이 대표에게 죄가 없다’고 주장하는 지지자와 ‘이 대표가 구속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대자들의 시위가 약 400m 거리를 두고 동시에 진행됐다. 법원을 중심으로 서쪽에 있는 서울 중앙지검 서문 좌측 앞에서는 이 대표 지지 단체인 더민주혁신회의 등이 ‘민주당 대표 응원 집회’를 열었다. 집회는 도로 내 2차로에 신고돼, 약 80여m 정도 구간에 집회 참가자들이 모였다. 인근에서 신자유연대 등이 ‘이 대표 규탄’ 집회를 열었다. 집회 참가 인원은 2차로 약 50여m 구간을 메웠다. 일부는 길 건너편 인도에 앉아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논란이 많아 집회 참가 인원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집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인 오전 10시쯤부터 서초동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법원 내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소지품 검사를 받아야 했다. 법원 내는 혹시 모를 충돌을 대비해 경찰 질서유지선이 설치됐다.
‘이 대표 규탄’ 집회는 낮 12시부터 시작됐다. 참석자들은 한쪽에는 “재명아 깜빵가자” 다른 쪽에는 “윤석열 지지”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이재명 구속’을 외쳤다. 성북구 소재 사랑제일교회에서 만난 지인과 함께 집회에 참석했다는 50대 여성 A씨는 “이재명은 위험한 사람인데 국민이 완전히 속았다”며 “우파 유튜버를 통해 집회 소식을 알고 참석했다”고 말했다. 집회 무대에 올라 발언한 김정식 전 국민의힘 청년대변인은 “이 대표의 사법 처리가 실현돼야 정의가 실현되는 것”이라며 “이 대표를 구속하라”고 외쳤다. 법원에 들어서는 이 대표를 향해 신발을 던진 남성은 폭행 혐의로 경찰에 현행범 체포됐다.
이 대표에게 유죄가 선고되자 규탄 집회에 참석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뜀박질을 하며 환호했다. 주최 측은 “여러분들의 승리”라고 외쳤다. 참석자들은 서로 단상 위에 올라가기 위해 아우성쳤다.
선고 이후 이 대표 지지 집회는 침울한 분위기가 가득했다. 한 지지자는 발을 쾅쾅 구르며 “이건 아니야, 어떻게 이렇게 청천벽력이야”라고 외치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자 다른 지지자가 “이 대표는 죄가 없으니까 걱정하지 말라”며 서로 껴안았다. 집회에 참석한 민주당원 이모씨(45)는 “판결에 신뢰가 가지 않는다”며 “정권과 한 편이 된 거 같다”고 말했다.
집회 주최 측은 “이 자리에서는 화내고 눈물 흘리더라도 내일 광화문에 모이자”며 16일 예정된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국민 행동의 날’ 집회 참석을 독려했다.
이날 이 대표 선고를 둘러싸고 중앙지법 인근에서는 2명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 대표에게 운동화 한 켤레를 던진 A씨를 폭행 혐의로, 이 대표 규탄 집회에서 양 진영 유튜버 간 말다툼을 말리던 경찰관을 손으로 1회 밀쳐 넘어트린 B씨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했다.
양측은 별다른 추가 충돌 없이 집회를 마무리했다.
https://www.khan.co.kr/politics/assembly/article/202411151502001
https://www.khan.co.kr/politics/politics-general/article/202411151513001
https://www.khan.co.kr/politics/assembly/article/202411151519001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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