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농정학의 개척자 강정택' 출간…울산이 낳은 도쿄제대 천재의 생애와 학문

고문순 기자 2024. 11. 15.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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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여간 강정택 선생을 뒤쫓았던 나의 오디세이의 긴 여정을 마무리하면서 나는 이 책을 강정택 선생의 영전에 바치고 싶다." 이문웅 저자의 말이다.

저자 이문웅 교수는 "비록 강정택 선생은 한국전쟁 시작과 함께 우리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졌지만 국가와 지역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했던 그의 정신은 아직도 남아 있다"며 "농정학자로서의 학문적 업적과 더불어 해방 이후 혼란기에 있던 우리나라에 농지개혁이라는 중요한 기초를 다졌던 강정택 선생의 영전에 이 책을 바치고 싶다"고 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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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여간 강정택 선생을 뒤쫓았던 나의 오디세이의 긴 여정을 마무리하면서 나는 이 책을 강정택 선생의 영전에 바치고 싶다." 이문웅 저자의 말이다.

이문웅 지음, '농정학의 개척자 강정택' 신간


지난 7일 울산시 남구 신정동에서는 종하이노베이션센터 준공식이 개최됐다. 울산 지역의 창업·문화·교육을 아우르는 시설로 지어진 종하이노베이션센터는, 이전 종하체육관 부지에 이주용 KCC정보통신 회장이 사재 330억 원을 '통 크게' 기부하며 지어졌다.

이주용 회장은 국내 최초로 컴퓨터를 도입, '한국 IT 산업의 문익점'으로 불리며 대한민국 IT역사를 개척했다. 또 울산 출신의 천재 농정학자 강정택 선생의 친자이기도 하다. 이날의 준공식에서는 강정택 선생의 생애사를 다룬 책 <농정학의 개척자 강정택>의 출판기념회도 함께 있었다.

강정택 선생은 대구고보(현 경북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전국의 수재들만 모인다는 '1고'(구제 도쿄제1고등학교)를 거쳐 도쿄제국대학 농학부에서 농업경제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같은 학부에서 '부수'와 '조수'를 거치면서 농정학 연구자로 성장했다.

1943년 귀국하여 농촌 현장조사 연구 중에 해방을 맞았다. 1945년 12월에는 경성대학 법문학부 경제학과 농업정책 담당 교수로 임명되었지만 불과 6개월 만에 국립서울대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국대안 파동'으로 학과 자체가 없어지면서 학교를 떠났다. 이후 조선사회과학연구소를 설립하여 활동했으며 1948년 9월에는 농림부 차관으로 임명되어 농지개혁을 위한 실무초안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 안은 제헌국회가 1949년 6월 21일 제정한 농지개혁법의 기초가 됐다.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꼭 1주일 만에 강정택 선생이 납북되면서 대한민국의 농지개혁이 완성된 모습을 보지는 못했지만, 소수 지주의 대토지 소유체제를 해체하고 자작농을 육성해 산업자본주의 발전의 토대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정택 선생의 학문적 업적과 생애를 담은 평전 <농정학의 개척자 강정택>은 YBM에서 출간됐다. 저자는 울산 출신의 이문웅 서울대 인류학과 명예교수다. 이문웅 교수는 1988년 일본 오사카 국립민족학박물관에 외래연구원으로 체류하며, 박물관 소장품 중 1936년 경상도 울산읍 달리에서 수집된 한국 컬렉션 자료 등이 강정택 선생과 관련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그 사연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이후 저자는 약 35년간 꾸준히 강정택 선생의 생애와 업적을 연구했으며, 강정택 선생의 졸업논문 등 총 5편의 논문을 엮어 2008년에 위 논문집을 펴내기도 했다. <농정학의 개척자 강정택>도 이때 논문집에 부록으로 실렸던 '강정택 선생의 생애와 학문세계'를 수정·보완하여 완성한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울산이 낳은 천재이자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성장한 지식인 강정택 선생의 생애를 연구하는 한편 그간 숨겨졌던 강정택 선생의 한 편의 드라마와 같은 가족사도 함께 다뤘다. 이를 통해 강정택 선생이 식민지 조선의 농촌사회와 농업경제 연구사에 남긴 귀중한 업적을 조명하고 건국 초기 농정학 지식을 갖춘 관료로서 농지개혁에 크게 기여한 바를 밝혔다.

저자 이문웅 교수는 "비록 강정택 선생은 한국전쟁 시작과 함께 우리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졌지만 국가와 지역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했던 그의 정신은 아직도 남아 있다"며 "농정학자로서의 학문적 업적과 더불어 해방 이후 혼란기에 있던 우리나라에 농지개혁이라는 중요한 기초를 다졌던 강정택 선생의 영전에 이 책을 바치고 싶다"고 술회했다.

고문순 기자 komoons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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