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원 팔면 100원 더 부담 VS 영세업체는 환영…반응 나뉜 배달앱 상생안

유예림 기자 2024. 11. 15.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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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공정거래위원회

배달앱 상생협의체가 4개월간의 논의 끝에 배달수수료 인하를 위한 상생안을 마련했지만 수수료와 배달비를 매출에 따라 차등 적용하기로 하면서 입점업체마다 의견이 갈리고 있다.

15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는 전날 열린 제12차 회의에서 중개수수료율 인하 상생안에 최종 합의했다. 이에 따라 배달의민족(이하 배민)과 쿠팡이츠는 3년간 매출액에 따라 수수료율과 배달비를 내년 초부터 차등 적용한다.

△매출액 상위 35% 입점업체에 수수료율 7.8%와 배달비 2400~3400원 △상위 35~80% 업체에 수수료율 6.8% △배달비는 상위 35~50%는 2100~3100원, 상위 50~80%는 1900~200원 △하위 20%는 수수료율 2%와 배달비 1900~2900원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현재 양사가 책정한 방식 중개수수료율 9.8%, 배달비 1900~2900원보다 최고수수료율은 2%포인트(P) 낮아지고 배달비는 최대 500원 늘어날 수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선 수수료율을 낮췄지만 차등화에 따라 오히려 배달비가 늘어나면서 부담이 줄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에서 16년 동안 피자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 중인 박모씨는 "상위 35%라고 가정할 경우 2만원짜리 피자 1판을 기준으로 하면 지금보다 100원 더 손해"라며 "이번 상생안이 구간을 차등화해 수수료율과 배달비를 내렸다고 하지만 따져보면 정산 금액이 줄어드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상생이라는 취지를 달성하지 못한 방안이라는 의견도 있다.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배달앱은 배달 전용 영세 매장보다 상위 35% 구간에 속하는 소수 매장으로부터 대부분의 수익을 취한다"며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일부 업체에만 수수료 인하 혜택이 돌아가기 때문에 배달앱과 입점업체 간의 상생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프랜차이즈 등 관련 업계에서도 반발 성명을 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배달 매출이 극히 적은 하위 20%에만 요율을 낮춰줄 뿐"이라며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이 대부분인 상위 35%의 업주들은 인상 이전 수준인 6.8%보다 이용 요율이 1%포인트(P) 올라가고 고정액인 배달비는 무려 500원 오른다. 35~50% 구간은 요율이 같지만 배달비가 200원 인상된다. 50~80% 구간조차도 전혀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도 성명서에서 "혜택을 보는 구간은 하위 20%에 불과하고 대부분은 수수료와 배달비 부담이 동일하거나 오히려 더 늘어난다"며 "특히 하위 20%는 플랫폼 매출 비중이 작어 배달 수수료 부담이 적은 업체가 많고 배달보다 홀 매출 비중이 높은 매장은 연 매출이 높아 영세 자영업자라고 보기 어려움에도 협의체는 이들에 대한 혜택이 늘어난다는 점을 들어 상위 35% 자영업자들의 수수료를 인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 실시한 상생안 찬반 투표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나왔다. 14일 저녁 9시부터 이날 오후 4시까지 진행된 상생안 투표에선 반대 85.1%(1341표), 잘 모르겠다 9.3%(147표), 찬성 5.6%(88표) 순으로 집계됐다.

반면 매출이 낮은 영세업체는 숨통이 트였다는 반응을 보였다. 경기도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신모씨는 "수수료가 줄면서 적게는 150원에서 300원까지 더 정산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도 환영의 뜻을 전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논평을 내고 "소상공인들은 10%에 육박하는 수수료율에 당장 장사를 걱정할 정도로 절박한 처지에 내몰려 왔다"며 "영세 소상공인 입장에서 상생안이 마련된 건 상생협의체가 책임감을 갖고 해결책을 모색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예림 기자 yes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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