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과매도 구간 진입…강달러 진정, 반등 트리거”(종합)
코스피, 3개월만에 장중 2400선 붕괴
IRA 폐기 우려 등 트럼프 쇼크 영향
기반영된 재료에 시장 과민반응…과매도 구간
반도체, 자동차 등 저평가株 비중 늘려야
기술적 반등구간서 트럼프 수혜주도 긍정적
[이데일리 김응태·김인경·원다연·신하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자국 우선주의 우려에 코스피가 휘청이고 있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기 전망이 나오며 코스피는 장중 3개월 만에 24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증권가에선 이미 증시에 반영된 우려 요인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코스피가 과매도 구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강달러 현상이 진정될 경우 증시가 다시 반등하며 정상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국내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인 건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인수팀이 IRA 폐지를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2차전지주가 급락한 영향이 컸다. 실제 이날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12% 떨어졌으며, POSCO홀딩스(005490)도 10% 넘게 밀렸다. 이외에도 포스코퓨처엠(003670)(-9.5%) 삼성SDI(006400)(-6.81%), SK이노베이션(096770)(-6.43%) 등이 일제히 하락했다.
증권가에선 이 같은 악재가 이미 시장에 반영됐에도 시장이 과도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염승환 LS증권 리테일사업부 이사는 이날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트럼프 당선으로 IRA 폐지 가능성은 시장이 알고 있던 리스크지만, 현재 워낙 투자심리가 악화한 상황이라 이를 과도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기업들의 이익이 하향 조정되고 있는 점이 불안 심리를 고조시켰다는 진단도 나온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기업들은 이익 추정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는데 반해, 국내에서는 기업 이익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면서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코스피가 과매도 구간에 진입했다고 판단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바닥을 진단하기는 어렵지만, 현재 시장의 가격 레벨을 보면 거의 과매도 구간까지 진입한 것은 맞다”면서 “여러 우려를 주가가 많이 반영한 상황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함께 매도하기보다는 힘들지만 감내하고 버티는 게 좋은 대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피 지수가 2400선 아래에서는 하방 경직성이 강하게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순자산비율(PBR) 0.8배가 2360선인데, 그 이하로는 추가로 하락하기 쉽지 않다”며 “단순 우려 제기만 있는 상황인 점을 고려하면 2400선 아래에서는 하방 경직성이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선 달러 강세가 완화할 경우 국내 증시가 점차 반등 흐름이 짙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학균 센터장은 “트럼프 당선 이후 달러 강세가 심화하고 있는데, 현재 환율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엔화나 대만달러 등이 더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환율이 변곡점에 다다른 것으로 보이는데, 강달러가 진정되면 이 같은 과매도도 다시 정상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매도 인식이 진정되면 저평가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는 조언이 제기된다. 노근창 센터장은 “코스피가 반등할 수 있는 포인트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매력”이라며 “(그동안 주가가 크게 하락한) 반도체, 자동차 등 저평가 업종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불확실성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점을 고려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보다 기술적 반등 국면을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염승환 이사는 “개인 투자자들은 현재 시장에 대응하는 것보다는 기술적 반등을 활용해 트럼프 수혜 업종 등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응태 (yes010@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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