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지문 속 인터넷 주소가 ‘尹 퇴진집회 안내문’?…경찰, 수사 착수

평가원 “수능 문항의 정치적 악용 유감”…수사의뢰
경찰, 불상의 사이트 제작자 추적 중

(시사저널=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15일 경찰에 따르면, 충북경찰청은 전날 공개된 대학수학능력시험 지문에 포함됐던 가상의 인터넷 주소를 윤석열 대통령 퇴진 집회 안내 페이지로 활용한 불상의 사이트 제작자 A씨를 추적 중이다. ⓒ연합뉴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국어 영역 지문에 등장한 가상의 인터넷 주소가 '윤석열 대통령 퇴진 집회' 안내 페이지로 연결된 사건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충북경찰청은 전날 수능 지문에 포함된 가상의 인터넷 주소를 윤 대통령 퇴진 집회 안내 페이지로 활용한 불상의 사이트 제작자 A씨를 추적 중이다.

경찰은 전날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의 수사 의뢰가 이뤄진만큼, 해당 웹사이트의 개설 경위 및 개설자 신원 등 전반적인 내용을 조사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해킹 관련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문제의 인터넷 주소는 2025학년도 수능 국어 영역 선택과목 '언어와 매체' 40~43번 지문에 등장한 것이다. 인터넷 방송 채널 운영자인 '푸근'이 공학박사 '전선'을 초청해 국가별로 플러그와 콘센트의 규격이 왜 다른지 설명을 듣는 대화 형식의 지문으로, 푸근은 지문 막바지에 '플러그와 콘센트'의 발명과 변화 과정이라는 자료와 관련한 가상 인터넷 주소를 제시한다.

문제는 전날 해당 주소를 인터넷 주소창에 직접 입력하자 윤 대통령의 퇴진 집회를 안내하는 사이트로 연결됐다는 점이다. 해당 웹페이지에는 "수험생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3차 국민 행동의 날 2024.11.16(토) 16시30분 광화문 앞 대로'라는 안내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후엔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관계없는 개인이 운영하는 페이지입니다"라는 공지도 추가됐다.

해당 웹페이지는 현재 폐쇄돼 접속이 불가능하다. 일각에선 수능일 당일 문제지가 공개된 직후 불상의 네티즌이 해당 도메인을 선점한 뒤 윤 대통령 퇴진 집회 관련 안내문을 업로드한 게 아니냐는 추정이 나왔다. 이에 따라 평가원이 문제 출제 및 공개 과정에서 해당 도메인을 안전하게 확보해두지 않았다는 비판도 잇따랐다.

이와 관련해 평가원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해당 사이트는 출제 과정에서 임의로 만든 가상의 사이트로서, 집회 안내 내용과 전혀 무관하다"면서 "모든 국민의 관심사인 수능 출제 문항을 정치적으로 악용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