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약금까지 물고…10억원 짜리 '성수(CJ올리브영)역' 안 쓴다, 왜?

해지 위약금 약 1억원 예상…CJ올리브영 "역명 병기 사용 재원 성수지역 활성화를 위해 사용할 계획"

'올리브영N 성수' 오픈을 앞두고 팩토리얼 성수 빌딩 외부에 디자인 가림막이 설치된 모습. /사진제공=CJ올리브영

CJ올리브영이 지하철 2호선 성수역명 병기권 반납을 결정했다.

15일 업계와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은 이날 공사에 성수역 이름 병기권을 반납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내용의 서면을 제출했다.

정식 신청서가 접수되면 3개월 뒤에 계약이 해지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 8월 CJ올리브영은 낙찰가 10억원으로 서울 지하철 2호선 성수역에 자사 이름을 같이 표기할 수 있는 권리를 따냈다. 이에 따라 향후 3년간 성수역에 '성수(CJ올리브영)역'으로 자사 이름을 넣을 수 있게 됐지만 고민 끝에 병기권을 자진 반납한 것으로 전해졌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이에 대해 "여러 사정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올리브영은 병기권 반납에 따른 위약금을 부담한다. 위약금은 기존에 지불하겠다고 한 금액(10억원)의 10%로 약 1억원가량을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리브영 측은 "부역명 사용과 무관하게 K뷰티와 K컬처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지속될 수 있도록 업계와 공동의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며 "역명 병기에 사용하려던 재원은 핵심 글로벌 상권인 성수지역 활성화를 위해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리브영이 위약금까지 물어가며 병기권을 반납한 것은 공공성 이슈를 의식해서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기업명을 역명에 병기하는 것에 대한 공공성 논란을 의식했다는 해석이지만 이미 하나은행 신한카드 등 다수의 대기업들이 참여하고 있어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한편 올리브영은 현재 성수역과 뚝섬역 일대에서 5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올리브 영N 성수'는 오는 22일 오픈한다.

하수민 기자 breathe_in@mt.co.kr 김지현 기자 flow@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