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에 안 걸려요” 환전앱 이용한 70억대 불법 홀덤펍 적발

홀덤펍서 직접 현금 거래 않고 가상계좌로 포인트 충전

홀덤펍 내 불법 도박장 /세종경찰청 제공=뉴스1

가상계좌를 이용한 환전앱을 개발해 참가비 70억원대 불법 도박장을 운영한 혐의를 받는 500여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도박에서 1000만원 이상을 딴 50여명도 함께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15일 환전 앱 업체 대표인 50대 남성 A씨와 직원, 가맹 홀덤펍 점주·딜러 등 577명을 도박장소 개설 또는 방조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1000만원 이상의 상금을 획득한 플레이어 51명은 도박 혐의로 송치됐다.

A씨 등은 환전 앱을 이용해 지난해 10월 4일부터 올해 5월 3일까지 플레이어 8000여명으로부터 71억원의 참가비를 받고 ‘텍사스 홀덤’ 게임을 하도록 한 뒤 57억원을 환전해 준 혐의를 받는다.

홀덤펍은 입장료를 내고 칩을 받아 게임을 하는 방식이다. 칩을 현금으로 환전하거나 참가비를 받고 시드권(대회 참가권)이나 상금을 지급하는 행위, 시드권을 현금으로 교환하는 행위는 불법 도박에 해당한다.

A씨 등은 이에 착안해 홀덤펍 등에서 직접 현금을 거래하지 않고, 결제대행사(PG사)를 통해 만든 가상계좌로 포인트를 충전해 게임용 칩을 사고 게임 시상금을 받을 수 있는 환전 앱을 개발했다. 그리고 이 앱으로 단속을 피할 수 있으며 충전한 포인트로 카페·편의점 모바일쿠폰도 구매해 사용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이들은 이같은 수법으로 전국 104곳의 홀덤펍 가맹점을 모집한 뒤 전체 환전 금액의 4%에 해당하는 2억2800만원을 수수료로 챙겼다. 가맹점은 서울 24곳, 경기 35곳을 비롯해 경상도 13곳, 충청도 9곳, 강원·전라도 5곳 등 전국적으로 운영됐다.

A씨는 경기 부천시에 1000평 규모의 홀덤 경기장을 설치하고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6차례에 걸쳐 대회를 열었다. 각 가맹점에서 예선을 통과한 플레이어들이 참여할 수 있는 이 대회에는 약 1500명이 참여했고 총 상금도 10억원 수준에 달했다. 등수에 따라 정해진 상금을 지급했는데, 상금 2억5000만원이 걸린 대회의 경우 1위 상금은 5500만원이었다.

검거된 플레이어는 20~40대가 90%를 차지했다. 딜러들은 대부분 20대였고, 오픈 채팅방에서 시급 2만원의 ‘꿀알바’라는 광고를 보고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PG사 대표 1명도 환전의 불법성을 인지한 것으로 보고 도박장소 개설·방조 혐의로 함께 검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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