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갈등에 요동치는 수능…"尹 정책, 입시 지뢰밭 만들어"

윤수현 기자 2024. 11. 15.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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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에 N수생 21년 만에 최다…경향 "불안·혼란 가중"
동아 "입시 정책 실패, 수험생 혼란 더 커질 우려"

[미디어오늘 윤수현 기자]

▲지난 14일 서울 양천구 목동 의대전문 학원 모습.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 국면에서 치러진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두고 “입시 정책 실패”, “의대 증원 정책이 결과적으로 입시를 지뢰밭으로 만들었다”는 언론의 지적이 나온다. 올해 초 정부가 의대 증원을 발표하면서 N수생(수능 재응시자)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등 의정 갈등이 교육계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이번 수능에서 N수생은 2004년도(18만4317명) 이후 가장 많은 16만1784명을 기록했다. 의대 증원 결정 이후 N수생이 대폭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아일보는 15일 사설 <감당 어려운 의대 증원에 N수생 최다… 초유의 혼란 속 수능>에서 “지원자 10명 중 3명이 N수생”이라며 “의대 정원이 서울대 이공계 정원과 비슷한 규모인 1552명 증원된 데다, 내년부터는 의대 정원이 또 달라져 의대 문호가 올해 반짝 열렸다 닫힐 수 있다는 우려가 N수를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15일 동아일보 사설 갈무리

동아일보는 “올해는 갑작스러운 의대 증원으로 지난해보다 더한 불확실성 속에 입시를 치르고 있다”며 올해 2월 의대 정원 확대 이야기가 나온 것은 정책 실패라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정부는 10년 후 의사 수 부족이라는 부득이한 사유가 있어 법적으론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입시의 안정성이 2년 연속으로 흔들린 것은 입시 정책의 실패라 해야 할 것”이라며 “문제는 입시 전형이 진행될수록 수험생들이 겪을 혼란은 더욱 커질 우려가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특히 의료계는 의정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출범한 여야의정 협의체 회의에서 의대 선발 인원을 줄일 것을 제안했다. 동아일보는 “이 방안대로라면 의대 정원이 증원 이전보다 오히려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하니 의대 진학이 쉬워질 것으로 예상했던 수험생들로서는 날벼락 같은 소식일 것”이라며 “수능일이 되도록 의대 정원 재조정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 자체가 의대 지망생은 물론 전체 수험생들에게 연쇄적으로 엄청난 부담을 주는 일”이라고 했다. 동아일보는 “막무가내식 의대 증원 정책의 오류를 인정하고 제때 바로잡지 못해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크다”고 강조했다.

▲15일 경향신문 사설 갈무리

경향신문은 15일 <의대 증원으로 커진 '대입 혼란' 최소화해야> 사설에서 “윤석열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은 결과적으로 입시를 변수 많은 지뢰밭으로 만들었다. 수능이 끝나도록 의료계가 의대 모집 인원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아 불안과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며 “의대 증원 문제는 의료시스템을 바로 세우고 시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시급히 해결돼야 한다”고 했다.

매일경제는 15일 사설 <N수생 16만명, 이런 국가적 낭비가 있나>를 내고 “의과대학 증원이 처음 반영돼 반수생·재수생들이 수능에 대거 재도전했기 때문이다. N수생의 급증은 청년 취업난과 그에 따른 명문대 선호 현상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매일경제는 “정부는 국가적 낭비를 초래하고 있는 N수생 대책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N수생 증가는 우리 교육·사회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를 여실히 보여준다. 역대 정부가 '대입 제도 개편'에 손을 댔지만, 제대로 성과를 낸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15일 매일경제 사설 갈무리

이번 수능은 지난해보다 쉽게 출제되면서 이에 따라 최상위권 수험생들에게 비상이 걸렸다는 언론의 평가가 나온다.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 14일 <“작년보다 쉬웠다” 최상위권 변별 어려워‥'의대 입시' 과탐이 가르나> 보도에서 “실제로 국영수 모두 지난해보다 쉽고, 평이했던 9월 모의평가와도 비슷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입시 전략에 비상이 걸렸다”며 “대규모 의대 증원으로 'N수생'들이 21년 만에 가장 많이 응시한 만큼, 고득점 수험생들 간의 변별력이 떨어질 거란 우려”라고 했다.

헤럴드경제는 15일 5면 <“만점 받아도 의대 어렵다” '물수능'에 입시 혼란 예고>에서 “통상 정시 기준 의대 입학을 위해선 수능에서 10개 이내로 틀려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올해에는 의대 증원으로 기회가 넓어졌음에도 수능을 통해 의대에 가기는 되려 까다로워졌다는 분위기”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15일 1면 <'의대 증원' 첫 수능 킬러문항 없어 치열>에서 “킬러문항 배제 기조하에서도 수능 난도가 오락가락하면서 입시 불확실성을 키운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했다.

▲수능 국어 영역 지문에 나온 링크 화면 갈무리. 현재는 접속 불가 상태다.

수능 국어 영역 지문에서 나온 링크가 윤석열 대통령 퇴진 집회를 안내하는 사이트로 연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지문에 들어간 링크에 접속하면 “수험생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이달 16일 광화문 앞에서 열리는 퇴진 집회를 안내하고 있었다. 수능 문제가 공개된 후 도메인을 구입해 사이트를 제작한 것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국민의 관심사인 수능 출제 문항이 정치적으로 악용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충북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조선일보는 15일 10면 <수능 지문 속 링크 주소 들어가 보니, 尹 퇴진 집회 안내> 보도에서 “수능 문제지에 특정 인터넷 주소를 넣으면서, 이를 미리 구입하지 않은 것은 평가원 측 실수라는 지적도 나온다”며 “이번 사건처럼 누군가 인터넷 주소를 뒤늦게 구입해 이상한 내용을 게시한다고 해도 막을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수능 시험지는 해당 연도 수험생뿐 아니라 많은 학생이 참고하는 자료”라고 했다.

JTBC '아침&'은 15일 해당 링크 구매자와 단독 인터뷰를 공개했다. 구매자는 JTBC에 “지난 모의고사 때 QR코드를 접속하면 정보를 심었던 것처럼 뭔가 있을 줄 알고 접속했다. 해당 주소의 도메인을 사전에 점유하지 않은 점이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해당 사이트는 접속이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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