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모인 이재명 지지자들, 재판부 향해 “미친 놈들”

재판장 이름 외치며 “집 다 간 줄 알아라” 협박도

1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 받자, 서울중앙지법 서관 앞에 모인 이 대표 지지자들은 탄식을 내뱉었다. 곧이어 몇몇 지지자들은 재판부를 향해 “미친 놈들” “야 이 개같은 것들” “죄를 만들어 선고하냐”며 욕설 섞인 외침을 이어갔다.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모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자들./연합뉴스

이 대표의 퇴정을 기다리며 서 있던 의원들의 표정도 굳었다. 이건태 의원은 양손을 모으고, 입술을 꾹 다문 채 이 대표가 나오길 기다렸다. 일부 의원들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봤다. 김현 의원이 욕설을 내뱉는 지지자들 앞으로 다가와 “조금만 자제해달라”고 부탁했지만, 지지자들은 “저리 가라”며 목소리를 더욱 높였다. 한 지지자는 한성진 재판장의 이름을 외치며 “판사 새끼 오늘 집은 다 간 줄 알아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다른 지지자는 “판사를 탄핵하라”며 수차례 소리를 질렀다. 눈물을 훔치는 이들도 있었다.

지지자들은 전날 1심에서 벌금 150만원을 선고 받은 이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씨를 언급하며 “김건희(여사)는 가만 두고 이재명 부부만 괴롭힌다”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한 지지자는 “’공천 개입’이나 제대로 수사하라”며 검찰을 비판했다. 다른 지지자는 “문제는 검찰”이라고 하기도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뉴스1

이 대표는 선고를 마친 뒤인 오후 3시 10분쯤 서관 정문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법원경비대원들이 이 대표를 둘러싸고, 민주당 의원들이 뒤를 따랐다. 이 대표 지지자들이 “힘내라” “파이팅” 등을 외치자, 이 대표와 그를 둘러 싼 의원들이 손바닥을 크게 펴고 위아래로 흔들며 ‘조용히 하라’고 외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열 걸음 정도 움직인 뒤 “항소하게 될 것”이라는 입장을 1분 30초간 발표했다. 입장 발표를 마친 뒤엔 빠른 걸음으로 자신이 타고 온 검은색 카니발에 탑승했다. 이 대표는 오후 3시 13분 법원을 떠났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재판장 한성진)는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는 이 대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022년 9월 불구속 기소된 지 2년 2개월 만으로 이 대표가 받고 있는 재판 네 건 중 첫 번째 1심 결과다. 이 형량이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이 대표는 다음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민주당이 지난 대선 선거 비용으로 보전받은 434억여 원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반환해야 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자 지지자가 눈물을 닦고 있다./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