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 해외서 만회한 삼양·풀무원 웃었다···식품업계 3분기 엇갈린 실적
국내 식품기업들이 올해 3분기에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해외 시장이 계속 성장하면서 수출 비중이 큰 업체들은 호실적을 달성했으나, 극심한 내수 침체와 원가 부담에 내수 위주 업체들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고물가와 경기침체 국면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해외 성장세와 사업 다각화 여부가 식품기업들의 실적에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식품업계 올해 3분기 실적을 종합하면 이번 분기에도 가장 좋은 성적표를 받아든 업체는 삼양식품이었다. ‘불닭볶음면’의 인기를 앞세운 삼양식품은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01% 증가한 87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삼양식품은 해외 매출이 43% 늘어난 3428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8%에 달한다. 고환율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삼양식품의 올해 1~3분기 매출액은 1조2491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액(1조1929억원)을 이미 뛰어넘었다.
이날 3분기 실적을 발표한 풀무원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2% 늘어난 333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세계시장에서 두부와 아시안푸드 등 주력 품목 판매가 성장하면서 미국법인 등의 매출이 늘어난 것이 영향을 끼쳤다. 국내에서 위탁급식 신규 수주 등이 이어지면서 식품서비스유통사업 매출이 증가한 것도 호실적으로 연결됐다.
내수 부진을 해외에서의 성장이나 다른 사업영역 실적으로 만회한 곳들도 있다. 식품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은 국내 식품사업 매출이 1조5690억원으로 6% 감소했으나 해외에서 5% 늘어난 1조4031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전체 식품사업 매출 감소폭이 1.1%에 그쳤다. 바이오사업부문 고성장도 국내 식품사업 손실분을 메우는 데 기여했다.
농심도 수출이 33.5% 늘었지만 국내 매출이 감소하면서 3분기 매출이 0.6%, 영업이익은 32.5% 줄었다. 롯데칠성음료는 국내 소비가 침체되고 긴 장마로 영업환경이 나빠지면서 음료사업 매출이 줄었지만, 글로벌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359.5%, 영업이익이 72.5% 증가하면서 3분기 매출은 28.3% 증가한 1조650억원을 기록했다.
대상은 내수 침체에 따라 식품사업 영업이익이 줄었지만 소재 사업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전체 영업이익이 30.3% 증가했다. 오리온은 3분기 영업이익이 1371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6% 감소했고 매출은 7749억원으로 1.1% 증가하는 데 그쳤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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