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민 이적에 김재호 은퇴··· 돌아갈 다리마저 불사른 두산, 세대교체 한 방향 전진 택했다
두산 김재호(39)는 지난해 91경기, 올해 57경기 출장에 그쳤다. 실력이 모자라서는 아니었다. 이승엽 감독은 부임 첫해부터 김재호의 뒤를 이을 차세대 주전 유격수를 찾는데 열을 올렸다. ‘있으면 쓸 수밖에 없는’ 김재호가 2군에 있는 시간이 자연히 길어졌다.
그러나 이 감독도 마지막 순간에는 어쩔 수 없이 김재호에게 기대야 했다. 지난해도 올해도, 포스트시즌 두산의 선발 유격수는 김재호였다. 2년이란 시간을 들였지만 끝내 새 유격수를 찾지 못했다.
그 유격수가 이제 유니폼을 벗는다. 김재호는 14일 구단에 은퇴 의사를 전했다. 2004년 두산 입단 이후 길고 굵었던 현역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다. 두산은 이제 20년 만에 김재호 없는 내야를 맞이한다.
두산 측은 김재호 은퇴와 관련해 “이 감독을 비롯한 현장 코칭스태프와 충분히 이야기했고, 이후 김재호와도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어떻게든 세대교체를 위해서는 김재호의 은퇴가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일종의 공감대가 형성된 셈이다.
두산 관계자는 “김재호가 내년에도 우리 팀에서 역할을 해줄 선수라는 건 분명하다”면서도 “하지만 언젠가는 김재호가 없는 내야를 준비해야 하고, 어차피 준비를 해야 할 거라면 좀 더 빨리 진행을 하자고 판단했다. 그런 측면에서 변화를 택했다”고 전했다.
김재호의 은퇴를 두고 의견을 나누던 중에 허경민의 FA 이적이라는 중대 변수가 발생했다. 그럼에도 두산은 김재호를 붙들지 않았다. 순식간에 내야 절반이 날아가는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이제는 무조건 새 얼굴을 발굴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류지혁(삼성), 하주석(한화) 등 내야수들이 FA 시장에 나왔지만 큰 관심이 없다. 사실 김재호와 허경민을 보내고 외부에서 베테랑 내야수를 데려온다는 것 자체가 서로 연결되기 어렵다.
은퇴를 선언한 김재호 역시 세대교체 필요성에 방점을 찍었다. 선수 본인이야 당연히 현역 연장에 욕심이 있지만, 팀의 미래를 생각했다. 실력과 별개로 과거처럼 1군에서 붙박이로 뛸 수 없다는 상황을 받아들였고, 경쟁을 통한 후배들의 성장을 당부하며 은퇴를 결심했다.
두산은 김재호, 허경민 없는 내년 내야를 여러 각도로 준비하고 있다. 박준영, 이유찬, 박계범, 전민재 등 3루와 유격을 오가던 기존 자원에 신예 여동건을 2루수 아닌 다른 자리에서 쓸 수 있을지 시험 중이다. 주전 2루수 강승호를 3루로 활용하는 방안도 진지하게 살펴보고 있다.
지난 2년간 최후의 보험과도 같던 김재호가 은퇴한다. 두산은 돌아갈 다리까지 불사르고, 세대교체 한 방향으로 전진을 택했다. 그 결단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내년 시즌이 되어야 알 수 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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