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윤 대통령 퇴진” 시국선언 교수 2000명 넘겨…가장 많이 나온 단어는 ‘위기’

배시은·황경상 기자 2024. 11. 15.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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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학가에서 발표된 시국선언문 11건을 분석해 빈번하게 등장한 단어 간의 연결 관계를 그린 그림. 데이터저널리즘팀 다이브

강원과 전북 소재 대학 교수 316명이 15일 ‘윤석열 대통령 퇴진’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전날까지 1700여명에 달했던 시국선언 교수·연구원 참여자가 2000명을 넘겼다. 개별 대학에서 나온 시국선언 14건을 포함해 시국선언에 참여한 대학 수는 50여곳을 넘겼다.

경향신문이 지난 5일부터 14일까지 발표된 가톨릭대·경희대·고려대·공주대·국민대·숙명여대·인천대·전남대·충남대·한국외대·한양대 등 11개 대학의 시국선언문을 모아 분석한 결과 ‘위기’와 ‘전쟁’, ‘검찰’과 ‘농단’ 등 현 정부에서 반복적으로 지적됐던 민주주의와 외교·안보의 위기가 공통적으로 지적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내용도 다수를 차지했다. ‘대통령’ ‘국민’ 등 시국선언문에서 통상적으로 빈번하게 나오는 단어는 제외했다.

가장 자주 등장한 단어는 ‘위기’로 22회 언급됐다. 민주주의·안보·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켜진 적신호가 위기라는 단어로 압축돼 있었다. 국민대 교수들은 “대한민국은 그 어느 때보다도 안심할 수 없는 위기 상황에 처해있다. 전쟁 위기가 한반도를 엄습하고, 서민 생활은 도탄에 빠져있으며, 의료 대란의 공포는 우리 주변을 맴돌고 있다”며 현재 상황을 총체적으로 짚었다. 공주대 교수들은 “불과 몇 년 사이에 경제·사회·문화·외교·국방·복지·환경 등 전 분야에서 민주적 절차와 제도가 급격하게 무너지고 역사적 반등이 국가적 위기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다음으로 빈번하게 등장한 단어는 ‘전쟁(20회)’으로,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악화일로를 걸어온 남북간 대치가 실제 무력 충돌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담겼다. 한양대 교수들은 “대한민국은 언제든 전쟁이 발발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풍전등화의 상황”이라고 했다. 전남대 교수들은 “굴종적 한미동행 강화와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가능성 발언은 국가의 주권을 내팽개치고 한반도를 전쟁의 도가니로 내몰고 있다”고 했다.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안암캠퍼스에서 지난 14일 열린 윤석열 대통령 퇴진 촉구 고려대학교 교수 시국선언을 학생들이 지켜보고 있다. 정효진 기자

11개 대학 교수 시국선언문 모두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언급을 빼놓지 않았다.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단어들인 ‘김건희’는 14회, ‘여사’는 6회, ‘배우자’는 4회, ‘대통령 부부’는 3회, ‘대통령 부인’은 2회 등 언급됐다. 시국선언문은 공통적으로 김 여사와 관련한 ‘명품가방 수수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공천 및 인사개입’ 등과 관련한 문제점을 짚으며 특검 도입을 촉구했다. 한국외대 교수들은 “김 여사와 관련된 명품 가방 수수 및 주가의혹에 대한 철저하고 투명한 조사를 위해 ‘김건희 특검’을 즉각 수용하라”고 했다.

‘민주주의’도 주요한 단어로 18회 언급됐다. ‘민주주의’는 주로 ‘훼손’ ‘붕괴’ 등의 단어와 함께 쓰였다. 고려대 교수들은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이유는 차고도 넘친다”며 “역사를 왜곡하고 민주주의를 훼손했다”고 했다. 국민대 교수들은 “윤 대통령은 최소한의 민주주의 원칙을 무시하고 있다”며 “국정 난맥상과 대통령 주변의 추문을 방어하기 위해 거부권을 남용하면서 민주주의가 붕괴되고 있다”고 짚었다.

‘검찰’은 17차례 등장했다. 김 여사를 둘러싼 의혹에 대한 미진한 수사를 비판하는 맥락이었다. 가톨릭대 교수들은 “윤석열 정부는 검찰 권력을 남용해 사적 이득을 추구하고 보호하는 데 거리낌 없는 행태를 자행했다”고 했다. 한양대와 전남대 시국선언문에서는 ‘검찰 독재’를 공통으로 언급하는 등 ‘검찰’과 ‘독재’를 함께 언급한 대목이 여럿 발견됐다.

이외에도 ‘헌법’은 12회, ‘국정농단’은 10회, ‘안전’은 10회 등 언급됐다.


☞ “윤석열 퇴진, 특검 촉구” 커지는 대학가 시국선언···교수 1765명 참여
     https://www.khan.co.kr/politics/politics-general/article/202411141550001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황경상 기자 yellowpi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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