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부동산 공시가에 시세변동만 반영…현실화율 2년 연속 동결(종합)

박초롱 2024. 11. 15.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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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화율 로드맵 폐기' 발표했지만 법안 통과 불투명
또다시 '동결' 임시 조치…주택 유형별로 벌어진 공시가격 '키맞추기' 시작
아파트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24일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모습. 2022.11.24 xyz@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내년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이 2년 연속 동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시가격의 시세 반영률을 문재인 정부가 수립한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 도입 전인 2020년 수준(공동주택 69%)으로 3년째 고정하는 것이다.

정부는 앞서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을 폐기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를 위한 법안 통과가 불투명해지자 또다시 '동결'이라는 임시방편을 쓰게 됐다.

이렇게 되면 내년 공시가격은 시세 변동만 반영해 움직이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15일 한국부동산원 서울강남지사에서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관련 공청회'를 열었다.

공청회 발제를 맡은 박천규 국토연구원 주택부동산연구본부장은 "공시가격 합리화 방안에 대한 국회 차원의 논의가 마무리될 때까지 공시 정책의 변화를 최소화해야 한다"며 "2025년 목표 시세 반영률을 현 수준(2020년)과 동일하게 설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박 본부장은 "공시가격이 시장 수준을 반영하되 안정성을 유지하고,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정부의 계획으로, 내년 공시가격 현실화율도 2020년 수준인 공동주택 69.0%, 단독주택 53.6%, 토지 65.5%로 적용하겠다는 뜻이다.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관련 공청회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한국부동산원 서울강남지사에서 국토교통부 주최로 열린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관련 공청회'에서 좌장을 맡은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2024.11.15 scape@yna.co.kr

공시가격은 정부가 조사·평가해 공시하는 부동산 가격으로, 종합부동산세·재산세 등 각종 세금 부과는 물론 건강보험료 사정, 기초연금·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선정 등 67개 행정 제도의 기준으로 사용된다.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시세와 공시가격의 격차를 좁혀 조세 형평성을 높이겠다'며 공시가격을 2030년(공동주택 기준)까지 단계적으로 시세의 90%로 끌어올리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그러나 집값이 오를 때는 집값 상승분에 현실화율 인상분까지 더해져 세 부담이 급격히 늘어나고, 집값이 내려가는 상황에서는 현실화율 인상분 때문에 공시가격은 오르는 역전 현상이 발생하자 윤석열 정부는 공시가격 로드맵 폐기를 추진하기로 했다. 2023년 공시가격부터는 현실화율을 2020년 수준으로 되돌려 산정해왔다.

[그래픽] 공시가격 현실화율 추이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 minfo@yna.co.kr X(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정부는 앞으로도 인위적으로 현실화율을 높이지 않고 집값 변동을 기초로 공시가격을 산정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해 집값 상승 폭이 컸던 서울 강남권과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아파트의 경우 내년 공시가격과 보유세가 큰 폭으로 뛸 수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올해 들어 이달 11일까지 누적으로 4.31% 올랐으나 지역별로 격차가 상당하다. 성동구 아파트가 9.54%, 서초구는 8.17% 상승했지만 도봉구는 0.38% 상승에 그쳤다.

같은 기간 지방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49%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 역시 올해 1∼8월 누적으로 8.0% 올랐지만, 지방은 0.6% 하락했다.

국토부,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공청회 개최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한국부동산원 서울강남지사에서 국토교통부 주최로 열린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관련 공청회'에서 좌장을 맡은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2024.11.15 scape@yna.co.kr

다만 최근 주택시장이 변곡점에 놓이면서 연말까지 가격 변동에 따라 세 부담은 달라질 수 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값은 올해 8월까지 상승세를 보이다 9월부터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과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 인상 등 대출 규제가 확대되면서 실거래가 하락 단지가 늘어나는 추세다.

내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내년 1월 1일 기준으로, 3월에 공개된다. 집값 등락이 클 경우 올해 말에서 내년 초 변동 폭까지 공시가격에 반영될 수 있다.

국토부는 서울과 지방, 아파트와 단독주택, 고가와 저가 주택 사이 벌어진 시세 반영률을 공평하게 맞추는 작업은 내년부터 점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수십억짜리 서울 고급 단독주택의 시세 반영률은 50% 정도에 그치고, 지방 저가 주택은 70∼80%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문제 제기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이기 때문이다.

조사자가 입력한 공시가격을 평가해 균형성 평가 기준에 어긋나는 곳을 '심층검토지역'으로 선정하고, 이 지역에서 균형성이 낮은 부동산의 공시가격을 조정하는 방식을 쓴다.

급격하게 '키 맞추기'를 하면 국민 수용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공시가격 조정의 상한은 '2024년 공시가격 대비 1.5%' 수준으로 검토한다. 조정 폭을 1.5% 내외로 두겠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공청회 논의 결과를 토대로 내년 공시가격에 적용할 조치를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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