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 생보사 순이익 4.2조…삼성생명 순이익 2조 돌파

황예림 기자 2024. 11. 15.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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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생명보험사 당기순이익/그래픽=이지혜


주요 생명보험사가 실적에 유리한 건강보험 판매를 늘려 올해 3분기 호실적을 거뒀다. 삼성생명은 8년 만에 당기순이익이 2조원을 넘어서며 생명·손해보험사를 모두 합쳐 순이익 1위 자리에 올랐다. 다만 금융당국이 제시한 무·저해지보험 해지율의 보수적 가정(원칙모형)을 적용하면 생보사의 연간실적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15일까지 실적발표를 한 주요 생보사(삼성생명·교보생명·한화생명·신한라이프·동양생명)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4조2214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3분기 3조5684억원에서 18.3% 증가한 금액이다.

'초격차'를 앞세우는 삼성생명은 올해 3분기 순이익으로 2조421억원을 기록했다. 생·손보사 합쳐 가장 좋은 실적일 뿐만 아니라 시장의 예상보다도 크게 개선된 수치다. 지난해 3분기 삼성생명의 순이익은 1조4497억원으로 1년 새 순이익이 40.9% 늘었다. 3분기까지 순이익이 2조원을 웃돌면서 연말 무난히 '2조 클럽'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의 연간 순이익이 2조원을 넘어선 건 2016년 이후 8년 만이다.

교보생명도 올해 3분기까지 1년 전보다 17.8% 증가한 876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신한라이프는 4671억원, 동양생명은 2576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9.2%, 30.2% 성장했다.

생보사는 건강보험 등 보장성보험을 중점적으로 팔면서 순이익을 성장시켰다. 지난해 도입된 새로운 국제회계기준인 IFRS17 하에서 변액보험·저축보험 등 생보사의 기존 전통적인 상품은 실적에 불리하게 작용한다. 이로 인해 생보사는 올해 핵심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을 확보하기 좋은 건강보험 판매에 주력했다. CSM은 보험사가 보유한 보험계약을 통해 미래에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이다.

삼성생명은 신계약 CSM 중 건강보험 CSM 비중을 62%까지 늘렸다. 건강보험 신계약 CSM은 지난해 3분기 3810억원에서 올해 3분기 520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3분기 누적 신계약 CSM은 2조4807억원을 기록했다. 보유 CSM은 연초 대비 7000억원 늘어난 13조원을 확보했다.

신한라이프는 보장성 연납화보험료(APE)가 1년 전보다 59.8% 증가, 1조1584억원으로 나타났다. APE는 신계약 모집으로 거둔 첫 보험료를 1년 단위로 나눈 수치로, 영업실적을 가늠하는 지표다. 교보생명도 보장성보험 판매가 증가하며 신계약 CSM이 직전분기보다 12% 늘어난 3486억원을 기록했다. 동양생명 역시 보장성APE가 1년 전보다 32% 늘어 전체 APE(7007억원)의 92%를 차지했다. 동양생명의 신계약 CSM은 567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증가했다.

빅5 생보사 중에선 한화생명만 유일하게 실적이 나빠졌다. 한화생명의 3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7499억원에서 올해 5786억원으로 22.8% 감소했다. 한화생명도 보장성보험을 확대하고 있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해외 상업용부동산 투자가 발목을 잡았다. 지난 8월 장교동 사옥을 매각해 2800억원가량의 매각이익이 발생했으나 해외 상업용부동산에서 1400억원 손실을 내면서 3분기에만 478억원의 투자손실을 인식했다.

주요 생보사가 좋은 성적을 내고 있으나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가정에서 실적충격이 덜한 낙관적 가정(예외모형) 대신 원칙모형이 적용되면 CSM과 자본비율(K-ICS·킥스비율)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생명은 이날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원칙모형을 적용하겠다고 밝히면서 원칙모형을 적용하면 CSM이 2000억원가량 감소하고 킥스비율이 5%P(포인트) 내외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생명은 3분기 킥스비율을 190~200%로 전망한다. 지난해말 219%보다 낮아진 수치다. 일찍이 원칙모형을 채택하기로 한 동양생명도 CSM이 4000억원 가량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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