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승연, '트럼프 러브콜' 방산 직접 챙긴다
한화오션도 간접영향권…美 해군 MRO 선점 관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방산사업 전면에 나선다. 최근 트럼프 당선인이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국과 군함 유지·보수·정비(MRO) 분야서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만큼 김 회장은 대미 인적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 방산사업을 진두지휘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미국통' 김 회장, 직접 나선 까닭
15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분기보고서를 통해 김 회장이 최근 자사 회장으로 선임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김 회장은 ㈜한화·한화시스템·한화비전·한화솔루션·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총 5개사 회장직을 겸직하게 됐다.
이번에 그가 회장을 맡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그룹 방산사업을 이끄는 중간지주사다. 자회사로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을 두고, 방산 3사를 총괄하고 있다. 김 회장이 한화오션 회장직에는 이름을 올리지 않았지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최대주주로 있는 만큼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번 인사는 트럼프 당선인이 복귀한 상황에서 김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김 회장은 국내 대표적인 '미국통'으로 꼽힌다. 그는 트럼프 측근으로 분류되는 에드윈 퓰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회장과 40여 년째 우정을 이어오고 있다. 이러한 인연을 통해 지난 2017년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초대되기도 했다.
특히 지난 7일 트럼프 당선인이 윤석열 대통령과의 첫 통화에서 MRO 관련 협력을 공개 요청, 한화가 주력하는 방산사업 내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연간 20조원에 달하는 미국 해군의 MRO 사업뿐 아니라 향후 군함 건조까지 협력 범위를 넓힐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 한화오션은 최근 미 7함대가 발주한 함정 MRO 사업 2건을 모두 수주했다. 지난 12일 한화오션은 미 해군 7함대에 배속된 급유함인 유콘함의 정기 수리 사업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3개월 만 연이은 수주라 더욱 이목이 쏠렸다. 앞서 8월엔 한국 최초로 미 해군 군수지원함인 월리시라함 MRO 사업을 따내기도 했다. 구체적 수주 규모가 밝혀지진 않았으나 각각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 회장은 방산 및 우주항공 분야 등에서 글로벌 사업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며 "미국 신정부 출범 등 대외 경제환경 변화 속에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사업을 확대하고 한화오션의 글로벌 사업 확대를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물 들어올 때 노 젓자'
김 회장이 방산 챙기기에 직접 나선 까닭은 최근의 호실적과도 연관이 깊다. 한화 방산 계열사는 최근 실적이 고공행진하며 그룹 내 주요 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및 이스라엘-이슬람 무장단체 간 무력충돌 등이 지속되면서 무기 수출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3분기에만 영업이익 4772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458% 급증한 규모로 분기 최대 실적을 냈다. 순이익도 33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31.3% 크게 늘었다.
아울러 한화시스템은 올 3분기 매출 6392억원, 영업이익 570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 43.7% 오른 수치다. UAE와 사우디아라비아에 천궁-II 다기능레이다(MFR) 수출을 비롯 폴란드 K2 사격통제시스템 등 대형 사업들이 실적을 견인했다. 3분기 수주 잔고는 전년 동기 대비 33.3% 증가한 총 7조9236억원으로 역대 최대치에 달했다.
같은 기간 한화오션은 매출 2조7031억원, 영업이익 25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1.0%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이 65.5%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 드릴십 2척에 대한 선수금 반환 중재 소송서 승소해 재고자산 평가액이 환입되는 등 역기저효과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3분기 누적기준으로는 한화 방산 3사 모두 나란히 우상향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 832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162.4% 늘어난 수준이다. 증권가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올해 사상 첫 연간 영업익 1조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기간 한화시스템은 1761억원으로 115.0% 증가, 한화오션은 689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강민경 (klk707@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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