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폭로 “尹, 역정 내며 공천 얘기…당무 개입도 계속 했다”

구민주 기자 2024. 11. 15.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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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틀 尹 공천 개입 폭로…‘참패’ 김태우 공천 과정도 설명
“당 대표도 신나게 자르시는 분”…검찰 출석해 작심 진술 ‘예고’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11월15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5일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국민의힘 대표였던 자신에게 2022년 6월 포항시장과 강서구청장 지방선거 등에서 특정인을 콕 집어 공천을 강요했다고 폭로했다. 전날 공항에 이어 연이틀 윤 대통령과 관련해 작심 발언을 쏟아낸 이 의원의 '입'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당시 포항시장 후보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 당선인이 저에게 역정을 내면서 (공천을) 얘기하는 건 이례적이었다"며 "추가적으로 들어보니, 특정 인사가 김 여사와 가깝다는 이유로 포항 바닥에서 본인이 공천을 받을 거라고 하고 다닌다는 정보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앞서 한 매체 보도에 따르면, 이 의원은 당시 국민의힘 경상북도위원장이었던 김정재 의원이 '김건희 여사의 뜻'이라며 현 포항시장인 이강덕 예비후보를 컷오프 하려고 하자 이를 확인하기 위해 김 여사를 직접 찾아가 만났다.

당시 경북도당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방자치단체장을 상대로 경쟁력 조사를 돌렸다. 도내 젊은 층이 많이 거주하고 당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포항과 구미의 현직 지자체장이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아 컷오프 대상이 됐다.

당시 당 대표였던 이 의원은 이런 방식을 납득하지 못했고 중앙당에서 공천을 결정하기로 했다.

이 의원은 "포항 지역에서 '다른 후보 공천해 줘야 한다'는 얘기가 파다했기 때문에 현재 시장(이강덕)을 잘라내기 위해서 이러는 것이 아니겠느냔 보고가 올라왔었다"며 "이걸 바로잡겠다 해서 중앙으로 끌어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당시 윤 대통령이 (저에게) '대표님, 이게 원래 공천이라는 게 당협위원장하고 의견을 들어봐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고, 이에 제가 '아니요. 이건 잘못했으니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었다"며 윤 대통령과 설전을 벌였던 사실도 밝혔다.

이후 공천배제됐던 이강덕 예비후보는 경선 기회를 받고 포항시장에 당선됐다.

이 의원은 국민의힘이 '참패'한 지난해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에도 윤 대통령이 개입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윤 대통령에게) '당협위원장 3명이 다 (김태우 전 구청장 공천을) 반대하는 상황이다. 이렇게 가면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며 "그러자 윤 대통령이 '이러면 더불어민주당 돕는 일 아닙니까'라며 그 사람들은 안 된다, 김태우를 공천해야 된다는 식으로 얘기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포항은 당협위원장·도당위원장 말 들어서 공천하라고 하고, 강서구는 '그 사람들 이상하니까 민주당 좋은 일 하면 안 된다'고 해서 김태우를 (공천)하라고 했다"며 "'되는대로 말하는 거구나', '그래서 굉장히 사람을 보고 인별로 구체적으로 개입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당시 김태우 전 구청장은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지난해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돼 직위를 상실했다. 그러나 같은 해 김 전 구청장은 대통령으로부터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아 복권됐고, 이내 자신의 귀책사유로 치러진 보궐선거에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해 한바탕 논란이 된 바 있다.

이 의원은 윤 대통령이 공천개입은 물론, 임기 초부터 당무 개입 또한 지속했다고도 폭로했다. 그는 "시작부터 당무 개입을 계속했다"며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누가 만들었겠나, 멀쩡한 김기현 자르고 윤 대통령이 만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당 대표였던) 이준석은 누가 잘랐나. (김기현 대표 당선 당시) 안철수‧나경원은 못 나오게 누가 했나"라며 "당 대표 신나게 자르는데 공천에 별일이 없었겠나"고 되물었다.

지난 2021년 11월 6일 당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대선 후보가 서울 마포구의 한 음식점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의원은 전날 해외 출장을 마치고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며 기자들과 만나서도 "어느 도당위원장이 '이준석이 말 안 듣는다'고 대통령에게 읍소해 (대통령이) 저한테 특정 시장 공천을 해달라고 하신 적도 있고, 서울에 어떤 구청장 공천을 (다른 사람에게) 주는 게 좋지 않냐 이런 말씀하신 것도 있고 이런 거 오랜만에 새록새록 다 찾아봤다"며 한 차례 또 폭로했다.

그러면서 명태균씨와 김영선 전 의원을 수사하는 창원지검에서 자신을 조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는 보도에 대해 "최근 이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대통령의 공천 개입 여부와는 크게 관계없는 일들을 자꾸 언론에 나오게 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모습은 아닐 것"이라면서도 "혹시라도 검찰에서 확인할 부분이 있어 조사를 하겠다면 당연히 가서 이미 나와 있는 것보다 더 확실한 것들을 얘기해 줄 의향이 있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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