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보좌관은 왜 10월7일 총리 전화기록을 건드렸나
정부 안보 내각 회의록 유출 혐의도 받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수석보좌관이 총리의 지난해 10월7일 통화 기록을 조작했다는 혐의에 처했다. 당일 하마스의 기습에 관해 총리가 더 이른 시점에 지시를 내린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의도였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매체 하레츠에 따르면, 이스라엘 경찰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의 수석보좌관 차히 브레버먼을 불러다 약 5시간가량 조사했다. 브레버먼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한 지난해 10월7일 당일 네타냐후 총리의 통화 기록을 조작한 혐의를 받는다.
네타냐후 총리는 당일 오전 6시29분 군사보좌관 아비 길 소장과 통화하며 하마스의 공격에 관한 최초 보고를 받았다. 이 통화에서 길 소장은 ‘정보를 종합하면 하마스가 기습한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보고를 올렸다. 이후 네타냐후 총리와 길 소장은 10분 후 다시 통화하기로 했고, 이어 오전 6시40분쯤 도청 방지 체계가 갖춰진 보안 전화로 한 차례 더 이야기를 나눴다.
이후 브레버먼은 보안 전화를 기록한 회의록에 접근할 수 있는 총리실 직원에게 ‘두 번째 통화가 이뤄진 시간을 앞당기라’고 지시했다. 해당 직원이 이를 거부하자 브레버먼이 직접 기록을 바꿨다고 채널12는 보도했다. 이를 알게 된 길 소장은 이 사안을 검찰총장에 보고해 경찰이 수사를 개시했다.
브레버먼이 왜 두 번째 통화의 시간대를 앞당겨 기록하려 했는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네타냐후 총리가 첫 번째 통화에선 하마스 공격에 대한 대응을 지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가 더 일찍 지시를 내린 것처럼 사후에 조작하려 했다는 의심이 제기된다. 하레츠는 “경찰은 그가 두 번째 통화가 아닌 첫 번째 통화에서 총리가 지시를 내린 것처럼 보이게끔 하려 했다고 의심한다”고 전했다. 이와 별개로 브레버먼은 이전 정부의 안보 내각 회의록을 유출하려 했다는 혐의로도 수사 선상에 올랐다.
최근 네타냐후 총리의 보좌진들이 잇달아 물의를 일으켰다. 지난달 엘리 펠드스타인 총리실 대변인이 민감한 보안 문서를 군에서 빼돌려 해외 언론에 유출한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하마스는 전쟁을 계속 원한다’는 내용의 정보를 독일 매체에 흘려 휴전 협상을 방해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펠드스타인 대변인 외 추가 혐의자 4명이 있으며 이들의 신원은 알려지지 않았다.
두 사건 모두 네타냐후 총리가 사안을 어디까지 알고 있었는지, 직접 지시를 했는지 등이 핵심이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전시에 전례 없는 마녀사냥이며 완전한 날조”라고 반박했다.
한편 네타냐후 총리는 다음 달 2일 부패 혐의로 법정에 설 예정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전쟁 때문에 바쁘다는 이유로 재판 일정을 미뤄달라고 법원에 요청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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