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동’ 황인범, 제2 황인범 어디 없나
동에서 번쩍, 서에서 번쩍한다. 발에 흰색 페인트를 칠해놓으면 녹색 그라운드는 온통 흰색으로 변할 것이다. 열심히 뛰는 것을 넘어 공격포인트도 쏠쏠하다.
남자축구 대표팀에서 한명 더 있으면 좋겠다 싶은 선수는 누구일까. 아마도 적잖은 사람들이 ‘살림꾼’ 황인범(28·페예노르트)을 꼽을 것이다.
황인범은 ‘멀티 도움’으로 홍명보호 4연승에 기여했다. 황인범은 지난 14일 쿠웨이트 쿠웨이트시티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5차전에서 전반 10분 오세훈(마치다)의 선제골과 후반 29분 배준호(스토크시티)의 쐐기 골을 도왔다. 전반 10분에는 오른쪽 측면에서 대각선으로 크로스를 올렸고, 오세훈이 머리로 받아 골망을 출렁였다. 후반 29분에는 순간적으로 전진하는 배준호에게 골 지역 왼쪽으로 공을 밀어줬고, 배준호는 수비수를 깔끔하게 제친 뒤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뽑았다.
황인범은 “오세훈이 워낙 신체조건이 좋다. 반면 상대의 오른쪽 중앙수비와 오른쪽 풀백 신장이 그렇게 크지 않은 걸로 분석했다”며 “크로스를 과감하게 올려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오세훈이 낙하지점을 잘 찾아서 득점으로 연결했다”고 말했다. 또 두 번째 어시스트 상황에 대해서는 “배준호와 눈이 마주쳤고 타이밍이 좋았다”며 “배준호가 워낙 좋은 움직임으로 기가 막히게 마무리해서 운 좋게 어시스트 기록을 챙겼다”고 자신을 낮췄다.
황인범은 ‘도움 해트트릭’을 기록할 뻔했다. 전반 40분 왼쪽 골라인 쪽으로 크게 돌아들어 간 황인범은 문전으로 쇄도한 이재성(마인츠)에게 절묘한 크로스를 올렸다. 이재성 헤더가 크로스바에 맞아 골이 안 됐다.
황인범은 대표팀에서 가장 많이, 가장 헌신적으로 뛰는 선수다. 활동량에서 과거 ‘산소탱크’로 불린 박지성 못지않은 활동량이다. 그러면서도 기술적으로도 뛰어나다. 상대 수비수를 퍼스트 터치부터 따돌리는 절묘한 볼컨트롤, 눈에 몇 개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넓은 시야, 정확한 킥력 등이 발군이다. 슈팅력, 패싱력 등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지닌 공격적인 재능도 수준급이다.
황인범은 공격형 미드필더, 수비형 미드필더를 모두 볼 수 있다. 현재 대표팀은 4-2-3-1 시스템을 쓴다. 중앙 미드필더진은 3명으로 구성된다. 공격에 중점을 두면서 역삼각형 형태를 구축하면 황인범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앞에 나서 이재성과 공격을 이끈다. 수비에 상대적으로 무게를 두기 위해 정삼각형 형태가 되면 황인범은 한 칸 아래 내려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변신한다. 모든 축구팀은 공격과 수비, 체력과 기술을 겸비한 다재다능한 미드필더가 많을수록 강해지게 마련이다. 홍명보 감독도 황인범과 같은 미드필더를 찾기 위해 이현주(하노버) 등을 그간 많이 알려지지 않은 원석같은 젊은 선수들을 선발하고 있다.
황인범은 대전 시티즌, 밴쿠버 화이트캡스(미국), 루빈 카잔(러시아)에서 뛰었고 올림피아코스(그리스), 레드 스타 베오그라드(세르비아)를 거쳐 지난 9월 네덜란드 명문 페예노르트로 이적했다. 프로선수로서 10년 동안 295경기에 출전해 39골을 넣고 있다. 2024~2025시즌 네덜란드 리그에서는 8경기에 나서 2골, 1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국가대표로서는 65차례 A매치에 나서 6골을 터뜨렸다.
세계적인 축구선수 이적 전문 사이트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황인범 현재 시장가는 1000만유로(약 148억원)다. 영국, 스페인, 독일 등이 아닌 중소리그에서 뛰다보니 몸값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한 프로축구 감독은 “황인범은 세계 정상급 구단에 충분히 갈 수 있는 기량을 가진 숨은 보석같은 선수”라며 “황인범 같은 선수가 국가대표팀에 딱 한 명만 더 있어도 축구대표팀 중원은 훨씬 단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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