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출 조이니 월세가 뛰네··· 집값 상승세는 주춤

대출 규제 이후에도 서울·수도권 주택의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관망세가 길어지면서 상승세는 다소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대출 이자 부담으로 인해 전세 수요가 월세로 전환되면서 월세는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서울 중구 남산서울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의 아파트 단지 모습. 문재원 기자

한국부동산원이 15일 발표한 ‘10월 주택가격동향조사’를 보면 10월 전국 주택 가격은 전월보다 0.07% 상승했다. 전월(0.17%)보다 0.10%포인트 상승폭이 줄었다.

서울 집값은 지난 4월(0.09%) 처음으로 상승전환한 뒤 7개월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집값이 단기간에 급등한데다 대출규제까지 겹치면서 상승폭은 줄어들고 있다. 서울 집값 상승률은 대출규제 시행 직전인 8월 0.83%으로 고점을 찍은 뒤 9월 0.54%, 10월 0.33%로 내려갔다.

반면 초고가 주택이 몰려있어 상대적으로 대출규제 영향을 덜받는 강남구(0.81%), 서초구(0.61%)는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일부 선호 단지에서 국지적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으나, 그 외 단지는 대출규제 관망세 및 매물 적체로 지난달 대비 상승폭이 축소됐다”고 했다.

수도권 집값도 지난달 0.22% 오르며 전달(0.39%)보다 상승폭이 줄었다. 경기(0.33%→0.17%)와 인천(0.21%→0.08%) 모두 상승세가 둔화됐기 때문이다. 경기는 고양 일산서구·김포시·성남 중원구 위주로, 인천은 부평·서·미추홀·동구 위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10월 전국주택가격동향. 부동산원 제공

지방 주택가격은 지난달 0.06% 하락하며 전달(0.03%)보다 하락폭이 커졌다. 전북(0.10%)은 전주와 남원시 위주로, 울산(0.03%)은 남·중구 주요 단지로 상승한 반면 대구(-0.27%)는 달성군과 달서구, 세종(-0.20%)은 한솔동·조치원읍 위주로 하락이 일어났다.

매매가격에 이어 전세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국 주택 전셋값은 지난달 0.16% 올랐지만 전월(0.19%) 대비 상승폭은 줄었다. 수도권(0.40%→0.33%)과 서울(0.40%→0.30%)도 상승폭 축소됐다. 전셋값이 꾸준히 오른데다 전세대출 금리까지 오르면서 수요자들의 부담이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줄어든 전세 수요가 월세로 이동하면서 월세 가격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전국 월세 가격은 지난달 0.13% 상승하며 전월(0.11%) 대비 상승폭이 커졌다. 수도권(0.22%→0.24%)과 지방(0.01%→0.03%)은 승폭 확대됐지만 서울(0.23%→0.22%)은 상승폭이 소폭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