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 후 첫 재판 출석 김범수 “성실히 임하겠다”…증인 불출석으로 재판은 공전

박정훈 기자 2024. 11. 15.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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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을 받는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을 받는 카카오 창업주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보석 이후 출석한 첫 재판에서 검찰의 보석 항고 등에 대한 별도 입장을 내지 않고 성실히 재판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재판은 증인신문이 예정됐던 증인이 불출석하면서 사실상 공전했다.

김 위원장은 15일 오전 9시 50분쯤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재판장 양환승) 심리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사건 4차 공판에 출석했다. 그는 “지금은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말씀만 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짤막하게 입장을 밝힌 뒤 법정에 들어갔다. 보석 결정에 검찰이 항고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재판에서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소명할 것인지 등 취재진 질문엔 별도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그는 재판이 끝난 뒤에도 별도 발언 없이 법정을 떠났다.

이날 재판은 증인으로 소환된 김기홍 전 카카오 CFO(최고재무책임자)가 불출석하며 사실상 공전됐다. 재판부에 따르면 김 전 CFO는 일신상의 사유를 들어 재판에 나오지 않았다. 다만 김 전 CFO는 소환장을 제때 정식으로 전달받진 못해 정식 소환을 거부한 것은 아니었다.

이날 카카오와 검찰 측은 증인신문의 순서를 두고 다퉜다. 카카오 측 변호인은 오는 29일 예정된 5차 공판에도 김 전 CFO가 불출석할 경우 재판이 지나치게 공전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이진수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의 증인신문을 먼저 진행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검찰에선 당초 세운 입증 순서대로 증인신문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검찰은 “누구 증언을 먼저 듣는지가 입증계획에 있어 상당히 중요하다”며 김 전 CFO의 증인신문을 먼저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검찰의 요청대로 다음 기일에 김 전 CFO에 대한 증인신문을 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김 전 CFO가 불출석할 경우 이 전 대표의 증인신문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SM 인수 과정에서 경쟁 상대인 하이브의 공개 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 매수가(12만원)보다 높게 고정시키려고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이날 재판은 김 위원장의 보석 석방 뒤 처음으로 진행된 재판이었다. 지난 7월 23일 구속된 김 위원장은 구속 101일만인 지난달 31일 보석(保釋)으로 풀려났다. 그러나 검찰은 사안의 성격상 향후 중형 선고가 예상돼 도망 염려가 있다는 점, 증인신문이 전혀 실시되지 않은 상태로 향후 증인신문 예정인 주요 증인들이 여전히 피고인의 지배 하에 있어 진술 회유 등으로 증거인멸 개연성이 높다는 점 등을 들어 법원의 보석 결정에 항고했다. 해당 항고 사건은 서울고등법원에서 심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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