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군 불참 피고발 매년 수천명…“예비군 직업성 보장해야”[취재메타]

2024. 11. 15.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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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지난해 예비군 훈련 불참자 5444건 고발
올해 11월 8일 기준으로는 총 2814건 형사 고발
“2박3일 동원훈련비 8만2000원 현실적이지 않아”
전문가 “보상체계 개선하고 훈련참가 불이익 없어야”
편집자주

취재부터 뉴스까지, 그 사이(메타·μετa) 행간을 다시 씁니다.

예비군 훈련 이미지[헤럴드DB]

[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김도윤 수습기자] 예비군 훈련이나 동원훈련에 불참해 군 당국으로부터 형사 고발되는 사례가 매년 수천 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전문가들은 예비군 훈련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라도 적정한 처벌과 함께 현실적인 보상 체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15일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방대학교에서 제출받은 ‘2023년 범국민 안보의식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전쟁이 발생하면 가능한 전투에 참여하겠다’고 답한 응답자가 13.9%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4년 22.7%, 2020년 20.9%였던 것에 비해 훨씬 줄어든 수치다. 이는 우리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전 의지가 점차 낮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처럼 안보 의식에 대한 국민적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정작 전시에 대비하기 위한 예비군 훈련에 불참해 고발되는 경우는 해마다 수천 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헤럴드경제가 군 당국에서 회신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방부가 일반 예비군 훈련 불참자에 대해 고발한 건수는 5444건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고발 건수도 2814건(11월 8일 기준)을 기록했다.


2019년에 9214건이던 고발 건수는 2020년 117건, 2021년 38건, 2022년 3074건으로 집계됐다. 2020년부터 2021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인해 훈련 자체가 축소되며 고발 건수도 급감했으나 2022년부터 다시 수천 건 단위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병무청 역시 동원훈련 불참자에 대해 지난해 2787명을 고발했고, 올해는 6월까지 1484명을 고발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 시기를 제외하면 2019년에는 3250명, 2022년에는 2342명이 고발됐다.


예비군 훈련 불참은 과태료로 끝나는 행정처분과 달리 형사고발 조치된다. 형사고발로 유죄가 선고될 경우 벌금형 등이 부과되며 전과 기록이 남는다. 이 때문에 실수로 예비군 훈련에 불참하더라도 별안간 전과자가 될 수 있다.


특히 전시 등 국가비상사태를 대비하기 위한 동원훈련에 불참할 경우에는 병역법에 따라 처벌받는데, 동원훈련에 연기 없이 무단불참할 경우 등에는 병역법 제90조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에 처할 수 있다.


병무청에 따르면 예비군 훈련은 총 11가지 기준에 따라 연기가 가능하다. 연기 사유로는 질병 및 장애, 직계가족의 위독·사망, 자연재해, 해외 출국, 주요 시험 응시, 주요 업무, 농어업 종사 등이 포함된다. 각 상황에 맞는 증빙서류를 제출해야 연기가 가능하다. 특히 2박 3일 이상 군부대에서 실시하는 동원훈련의 경우에는 소집일 5일 전까지 연기 사유를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하거나, 전화 신고 후 3일 이내에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연기 신청을 놓쳐 병역법 위반 혐의로 고발 조치되는 사례도 실제 빈번히 발생했다. 지난 14일 병역법 위반 혐의로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조사를 받으러 온 A씨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훈련에 참석하지 못했다”며 “연기 신청을 할 수도 있었지만 놓쳤고, 군 당국으로부터 고발 당했다. 벌금형이나 기소유예 처분을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예비군들은 훈련에 참가할 시 적정한 보상이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3년차 예비군인 배모(29) 씨는 “훈련비가 현실적이지 않고, 일상 업무와의 연속성이 보장되지 않다 보니 훈련이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며 “훈련을 받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적절한 보상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해 예비군 훈련비를 보면, 2박3일 동원훈련은 8만2000원, 하루 8시간 훈련인 동원 미참석자 훈련(동미참)과 지역예비군은 교통비와 식비를 합쳐 1만6000원에 불과했다.


한편 예비군에 참석하느라 사회에서 겪는 불이익을 해소하려는 군 당국의 노력도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파악됐다. 병역법과 예비군법, 고등교육법 시행령 등에는 예비군 훈련 참여 학생에게 불이익을 주지 못하도록 명시돼 있다. 하지만 예비군 훈련을 이유로 학교 수업에 불참한 학생에게 결석 처리를 하거나 과제를 부여하는 등의 불이익 조치 사례가 최근까지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와 병무청 관계자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까지 지난 6년간 예비군 훈련과 동원훈련 참석자들에게 불이익을 준 기업이나 학교를 대상으로 형사고발 조치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예비군 훈련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를 장려하기 위해 적절한 지원책과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초대 동원전략사령관을 지낸 구원근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교수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예비군 훈련 참여를 유도하려면 현실적인 보상 체계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현재 동원 훈련 보상비는 8만2000원에 불과해 현역과 합동 훈련에 참여하면서도 현역에 비해 적은 보상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구 교수는 “예비군의 직업성을 보장하고 훈련 참여를 독려할 수 있도록 보상 체계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며 “훈련 참여를 보장하지 않는 기업이나 학교에 대한 제재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imdoyoon@heraldcorp.com

yk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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