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엠씨알 배슬기 대표 어메이징크리,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로 키운다
2020년 선보인 어메이징크리의 성공에 이어 올 초 아이스버그골프 론칭, 최근 배달의민족 김봉진 전 의장의 에이엠씨알 인수 소식까지… 골프업계에 연일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는 에이엠씨알 배슬기 대표를 만났다.
배슬기 대표가 골프 시장에 뛰어든 시기는 코로나 19와 맞물린다. 2020년 2월, 에이엠씨알을 설립한 그는 골프웨어 어메이징크리를 선보였다. 퍼포먼스 기반의 유체역학 설계와 유니크한 디자인을 접목한 어메이징크리는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성장세는 가팔랐다. 론칭 2년 차 연 매출 200억 원을 돌파했고 3년 차엔 600억 원을 바라봤다. 코로나19 시기 골프 인구의 증가와 배슬기 대표의 탁월한 브랜딩, 공격적인 유통 전략이 시너지를 냈다. 어메이징크리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골프웨어 시장의 침체 속에서도 여전히 높은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2024년 상반기 기준). 확고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만큼이나 강한 저력이다.
어메이징크리만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어메이징크리는 패션성과 스포츠성을 동시에 가진 브랜드다. 론칭했을 때부터 이 두 가지 매력으로 어필하면 성공할 거라 생각했다. 어메이징크리를 상징하는 3D 알렉스 스컬 심벌은 우리의 혁신과 독창성을 나타낸다.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테크니컬한 프리미엄 웨어다.
그간 커리어에서 쌓은 경험이 어떤 영향을 미쳤나. 스포츠, 아웃도어, 캐주얼웨어를 모두 경험했기에 다양한 아이디어를 결합할 수 있었다. 어메이징크라는 디렉터로서 그간의 역량을 응축시킨 결과물이다. 많은 대기업 브랜드를 총괄했지만 새로운 독립 브랜드 론칭이 쉽지만은 않았다. 초기 사업 자금 마련과 유통 개발이 가장 어려웠다. 브랜드의 잠재력과 매력을 누군가 알아보고 기회를 준다는게 너무나 힘들다는 걸 알게 됐다.
브랜드의 급성장 시기에 유통 및 확대 전략은 무엇이었나. 2020년 4월, 청담 플래그십 오픈을 시작으로 매장을 공격적으로 확장했다. 처음엔 백화점 오픈도 쉽지가 않았다. 그러다 주요 대도시에 대리점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홍보 효과가 났다. 매출 검증이 되고 나니 역으로 백화점을 비롯해 전국에서 매장 오픈 요청이 들어왔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골프웨어 시장의 침체 속에서도 어메이징크리는 높은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5년간 쌓아온 브랜드 신뢰도가 지속적인 고정고객을 창출했다. 현재는 인지도가 굳건하게 흔들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는다. 골프웨어 중 유일하게 세일을 하지 않는 프리미엄 브랜딩 전략이 주효했다고 본다.
어메이징크리는 2022년 LPGA투어 포틀랜드 클래식을 후원하기도 했다. 해외 진출 계획이있다면. LPGA투어 포틀랜드 클래식 타이틀 스폰서 이후 국제적인 인지도를 얻었고 국내 마켓에도 신선한 이미지를 줬다. 현재 태국, 싱가포르 등 신흥 골프 강국에서 이미 브랜드를 확장 중이며 캐나다, 대만, 필리핀, 중국 등 구매 상담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해외 시장 또한 유니크한 디자인과 퀄리티 높은 소재가 강점으로 작용했다. 어메이징크리는 해외 진출 시에도 철저히 해당 국가의 하이엔드 골프웨어 고객층을 공략한다.
배슬기 대표는 올해 초 아이스버그골프를 새롭게 론칭했다. 에이엠씨알의 자회사 아이지코리아를 통해서다. 아이스버그골프는 이탈리아 프리미엄 브랜드 아이스버그의 라이선스 브랜드로 컬렉션 기획 및 개발을 모두 국내에서 전개한다. 론칭과 동시에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고 주요 백화점에 입점하는 등 비교적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고 있는 모양새다.
아이스버그와 손잡은 특별한 이유가 있나. 그간 프리미엄 시장에서 새 역할을 할 브랜드를 물색중이었다. 어메이징크리보다 패션성 있는 골프웨어를 원했다. 미국에서 일할 당시 팝아트나 카툰을 접목한 아이스버그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대담한 디자인을 전개하는 히트 브랜드였다. 몇 차례 접촉을 시도해 결국 아이스버그 최초의 의류 라이선스 계약을 성공시켰다. 아이스버그는 까스텔바작, 마크 제이콥스 등 유명 디렉터들을 배출한 만큼 혁신적인 디자인에 대한 철학과 자부심이 크다. 스포츠와 패션의 경계를 허문 브랜드 이미지가 좋았다. 지난 3월, 아이스버그골프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식에는 파올로 제라니아이스버그 회장이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해외 글로벌 브랜드들이 한국 골프웨어 시장을 매력적으로 보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는지. 골프웨어 시장에 있어 한국은 세계 1위다. LPGA 등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훌륭한 선수들이 많고 타이틀리스트나 지포어 같은 글로벌 골프 브랜드가 큰 성공을 거뒀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스크린골프가 일상화된 골프에 대한 진정성이 넘치는 나라다. 이유는 너무나 많다.
에이엠씨알은 최근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지난 9월, 배달의민족 창업자 김봉진 전 의장이 컴퍼니빌더 그란데클립을 통해 에이엠씨알을 인수한 것. 그란데클립은 알토스벤처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에이엠씨알 최대 주주 보유 주식 전량과 경영진의 보유 주식 대부분을 확보했다. 본 인수를 발판으로 어메이징크리를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김봉진 의장의 골프웨어 투자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많다. 어떤 공감대가 있었나. 김봉진 의장은 골프 마니아이자 어메이징크리 마니아다. 김 의장은 글로벌 브랜드의 꿈을 갖고 있었고, 의류를 제조하는 장인정신의 철학을 펼칠 브랜드로 에이엠씨알을 선택했다. “브랜딩 지원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싶다”는 김 의장의 경영 마인드가 정말 든든하다. 서로에게 최선의 선택이라 생각한다.
에이엠씨알은 이제 배슬기 대표와 인기완 그란데클립코리아 대표의 공동대표 체제로 개편됐다. 인기완 대표는 맥킨지앤컴퍼니를 거쳐 배달의민족 베트남 대표 및 딜리버리히어로 아시아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역임하는 등 다양한 기업 경험을 갖고 있다. 또 골프광이며 부드럽고 성실한 리더십을 지닌 인물이다. 체계적인 마케팅과 브랜드 관리에 큰 역할을 해줄 거라 믿는다. 기존 공동대표로 세일즈와 유통 부분을 담당했던 유용문 대표는 에이엠씨알의 고문으로서 지속적인 조언을 맡는다.
이번 인수 건을 비롯해 두 브랜드의 수장으로서 늘 격무에 쫓길 것 같다. 평소 어떻게 리프레시하나. 주로 골프와 등산을 즐긴다. 개인적으론 업계 오래된 지인들과 소통하는 시간이 가장 즐겁다. 아이디어는사실 온라인을 많이 찾아보고 해외 출장에서 영감을 얻기도 한다. 빈티지 상점들을 좋아해서 출장길에 오르면 꼭 이곳저곳 들러본다.
자신에게 골프는 어떤 의미인가. 골프는 여행, 사교, 경쟁을 다 즐길수 있는 스포츠다. 인생의 긴 부분을 함께하는 친구 같은 존재다. 김봉진 의장이 말했다. “취미가 일이 되면 피곤하지만 일로서 골프 이야기를 하는 것이 너무 즐겁다”고. 나 또한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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