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취미반 학생, 한일전 선발 맡다…선동열의 남자, 새로운 日킬러 될까 “패기 있게 던질 것” [오!쎈 타이베이]
[OSEN=타이베이(대만), 이후광 기자]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야구 취미반에 있던 학생이 프로 지명, 국대 승선에 이어 한일전 선발로 낙점되는 영예를 안았다. 최승용(23·두산 베어스)는 새로운 일본킬러의 탄생을 알릴 수 있을까.
류중일 야구대표팀은 감독은 15일 대만 타이베이 타이베이돔에서 펼쳐지는 2024 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일본과의 3차전 선발투수로 좌완 신예 최승용을 예고했다.
조별예선 2경기를 치른 류중일호는 1승 1패를 거두며 도미니카공화국과 공동 3위에 올라 있다. 13일 개최국 대만을 만나 선발 고영표의 2이닝 6실점 난조 속 3-6으로 무릎을 꿇었지만, 이튿날 쿠바전에서 ‘슈퍼스타’ 김도영의 3안타 2홈런 5타점 원맨쇼와 선발 곽빈의 4이닝 무실점 호투를 앞세워 8-4 승리를 거뒀다.
15일 일본전은 조 2위까지 향하는 슈퍼라운드 진출의 분수령으로 여겨진다. 첫 경기 대만전을 잡았다면 일본전을 보다 편한 마음으로 임할 수 있었지만, 대만전 패배로 일본은 대표팀이 꼭 잡아야하는 상대가 됐다. 대만이 전날 도미니카공화국을 꺾고 2승 고지를 선점하면서 한국의 일본전 승리는 더욱 절실해졌다.
류중일호는 당초 원태인, 손주영, 엄상백, 고영표, 곽빈, 최승용 등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구성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손주영, 원태인이 부상 낙마하고, 엄상백이 최종 엔트리에 들지 못하면서 고영표, 곽빈, 최승용, 임찬규(대체선수) 순의 4인 로테이션을 꾸렸다. 최승용은 4명 중 유일한 좌완투수로, 전통적으로 한국 좌완투수에 약했던 일본전 선발의 중책을 맡게 됐다.
최승용은 2021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두산 베어스 2차 2라운드 20순위로 뽑힌 좌완 기대주다. 최승용은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주말 취미반으로 야구를 하다가 3학년 때 본격적으로 엘리트 야구를 시작했는데 그럼에도 고교 시절 유연한 투구폼과 함께 직구, 슬라이더, 커브, 스플리터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했다. 제74회 황금사자기에서 소래고가 우승후보 야탑고를 꺾고 16강에 진출하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최승용은 지난 2022년 2월 울산 스프링캠프에서도 한 차례 이슈가 된 바 있다. 당시 ‘국보’ 선동열 전 감독이 베어스의 일일 투수 인스트럭터로 변신해 두산 투수들을 유심히 살펴봤고, 최승용을 향해 “네게는 진짜로 해줄 말이 없다”는 최고의 찬사를 보냈다.
최승용은 지난해 두산 이승엽 감독의 눈에도 들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 34경기 3승 6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97로 성장을 입증했다. 전반기 선발과 불펜을 오가야했지만 후반기 들어 안정을 되찾으며 15경기 1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1.90으로 두산의 가을야구 복귀에 힘을 보탰다. 아울러 NC 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도 1이닝 1탈삼진 무실점 10구로 호투하며 큰 경기에 강한 면모까지 뽐냈다.
최승용은 이에 힘입어 2023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대표팀에 승선해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호주와의 첫 경기에서 1⅔이닝 1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한국의 3-2 연장 끝내기승리를 뒷받침했다. 성공적인 국가대표팀 데뷔전이었다. 최승용은 당시 일본과의 결승전 마운드에도 올랐는데 1이닝 1피안타 1실점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투구가 일취월장한 최승용은 올 시즌 라울 알칸타라-브랜든 와델-곽빈의 뒤를 받치는 4선발 자원으로 주목받았다. 연봉이 종전 6000만 원에서 1억200만 원으로 오르며 데뷔 첫 억대 연봉 고지까지 점령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 공을 너무 많이 던진 탓인지 2023시즌 종료 후 팔꿈치 피로골절이 발견돼 2024시즌 전반기를 통째로 날렸다.
최승용을 인고의 시간을 거쳐 지난 7월 27일 마침내 1군 엔트리에 복귀해 12경기 2승 무패 1홀드 평균자책점 6.00을 기록했다. 순위싸움이 한창이었던 9월 19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 6이닝 3실점, 24일 잠실 NC전 5이닝 2실점으로 연달아 승리를 챙기더니 10월 3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4⅔이닝 무실점으로 기세를 그대로 이었다.
14일 쿠바전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최승용은 “일본전이라고 특별하게 생각할 건 없다. 그냥 시즌 때처럼 던지겠다”라며 “난 젊기 때문에 패기 있게 던지겠다”라고 한일전에 나서는 각오를 밝혔다.
한편 류중일호에 맞서는 일본은 주니치 드래건스의 좌완 에이스 다카하시 히로토를 선발 예고했다. 다카하시는 2002년생 우완투수로, 올해 프로 3년차를 맞아 21경기 12승 4패 평균자책점 1.38(143⅔이닝 22자책) 130탈삼진을 기록했다. 일본프로야구 센트럴리그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한 만만치 않은 상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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