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보험 돋보기]①3.N.5. 암호 왜 생겼을까?

김희정 2024. 11. 15.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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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화에 유병자보험 새 격전지로
작년 가입건수 604만…2년새 67.3%↑
고지의무 축소시킨 '3.N.5' 보험 대세

유병자보험이 보험업계 새 격전지로 떠올랐습니다.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가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죠.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65세 이상 고령자 인구는 944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8.2%를 차지했어요. 내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 고령자 비중이 20%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죠. 

보험개발원 경험생명표 회차별 평균수명 비교/그래픽=비즈워치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제10회 경험생명표 개정 결과, 남자·여자의 평균수명은 각각 86.3세, 90.7세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5년 전보다 각각 2.8세, 2.2세 증가한 수치죠. 여성 평균수명이 90세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해요. 경험생명표는 생명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5년마다 작성하는 성별·나이별 사망률표인데요. 보험사들은 이 통계를 기준으로 보험료를 산출 합니다.▷관련기사 : '여자 평균수명 90세' 새 보험상품에 반영…내 보험료는?(2월12일) 

의료기술 발달과 생활 수준의 향상 등으로 평균 수명이 점점 늘어나면서 보험사들이 새 수요를 찾아냈습니다. 높은 손해율 우려로 외면했던 유병자들을 새 고객(먹거리)으로 적극 공략하고 있는 겁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유병자 보험 가입건수는 604만건으로 전년(411만건) 대비 47.1% 증가했대요. 2021년(361만건)과 비교하면 2년 새 67.3%나 뛴 거죠. 발전된 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손해율을 관리하면서 고객 범위를 넓힐 수 있어 앞으로 유병자보험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고지의무 뭐기에…

/그래픽=비즈워치

보험가입 문턱인 계약전 알릴의무(고지의무)를 아시나요? 보험사는 고지의무를 통해 가입자의 질병 여부, 직업 등의 위험 상태 파악한 뒤 가입을 허락할지, 보험료를 얼마나 책정할 것인지 등을 결정합니다. 건강한 사람과 고지혈증 환자의 보험료가 같을 순 없잖아요. 보험금 지급이 예상보다 많아지면 보험사 입장에서도 손해일 뿐 아니라 다른 계약자들에게도 보험료 인상이라는 불똥이 튈 수 있기 때문이죠.

건강한 사람이 지켜야 하는 고지의무는 크게 △3개월 이내에 의사로부터 진찰이나 치료를 받은 사실이 있는지 △1년 이내에 추가검사를 받은 적이 있는지 △5년 이내에 수술·입원·7일 이상 치료·30일 이상 투약 등을 한 적이 있는지 등입니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보험금을 받지 못하거나 최악의 경우 보험계약이 아예 취소되기도 합니다.▷관련기사 : [보푸라기]고지의무? 통지의무? 보험금 받으려면 지켜야 하는 것들(8월3일)

유병자보험? 간편보험?

하지만 유병자보험은 건강한 사람에 비해 고지의무가 줄어듭니다. 그래서 보험업계에서 '간편심사보험', '간편보험'이라고 부른지 좀 됐어요. 아픈사람(유병자)이 드는 보험이라는 부정적인 어감이나 거부감이 확 낮아지기도 하고요.

유병자들에게 보험가입 허들을 낮춰준 대신 보험료를 비싸게 받아요. 가령 A보험사의 5000만원짜리 암진단특약에 가입할 때 보험료(남자 50세, 20년만기 전기납 기준)가 일반보험은 6만6800원인데요. 간편보험은 9만6550원으로 뛰죠. 보장도 큰 기대는 하면 안돼요. 뇌혈관 질환 진단을 받더라도 뇌혈관 중 뇌출혈로 진단된 경우에만 보험료 납입을 면제해준다든지 허혈성심질환 중 급성심근경색증 진단만 보험금을 지급하는 식 이거든요.

간편보험은 보험금 50% 감액 기간이 2년으로, 건강한 사람이 드는 일반보험(통상 1년 이내)과 비교해 길고요. 보험료 납입면제 대상 또는 보상대상 질환이 제한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씁쓸하지만 보험사도 이익을 추구하는 사기업이니까요. 

/그래픽=비즈워치

요즘에는 간편보험 중에서도 3.N.5 보험이 대세라고 합니다. 기본적인 의미는 △'3'개월 이내 입원, 수술, 추가검사에 대한 의사 소견 여부 및 질병확정진단·질병의심소견 △'N'년 이내 입원·수술 여부△'5'년 이내 암, 간경화, 협심증, 심근경색 또는 뇌졸중(뇌출혈·뇌경색) 진단 및 입원·수술 여부 등을 묻는 거예요.(물론, 이런 고지의무 사항은 보험사마다 조금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중간에 N년은 통상 1·2·3·5년을 적용하는데요. 아예 물어보지 않거나(0) 최대 10년까지로 운영하는 보험사도 있어요. 간편심사 사항을 여러개 만들어 더 많은 사람을 가입시키기 위함입니다. 중간 숫자가 클수록 즉, 고지기간이 길수록 납입해야 하는 보험료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가령 3.'10'.5. 간편보험이 3.'1'.5보다 보험료가 싸다는 거예요. 심사를 더 빡빡하게 본 거니까요.

김희정 (kh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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