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페루서 시진핑과 정상회담…트럼프 회동은 불발될 듯
2년 만의 한중 정상회담…“굵직한 현안 오고갈 것”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3국 사무소 설치 발표…제도화
[헤럴드경제(리마(페루))=최은지 기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페루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15일(현지시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관심이 쏠렸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동은 불발될 가능성이 크다.
▶尹-習, 2년 만에 대면회담=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4일 페루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오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2022년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로 첫 대면회담을 한 이후 2년 만이다.
김 차장은 “내일 한중 양 정상은 양국 간 경제협력과 문화, 인적교류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한반도를 포함해 역내 정세에 대해 심도있는 의견교환을 가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내일 (한중 정상회담에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양측이 제기하고 싶은 현안을 적극적으로 제기할 예정”이라며 “대본은 정해놓지 않고 우리가 예상하는 굵직한 현안이 오고갈 수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내년 APEC 의장국으로, 시 주석의 방한을 초청할 전망이다. 고위 관계자는 “중국의 입장에서는 우리 정상이 빨리 와주시면 극진히 환대하겠다는 입장이고, 우리로서도 오신지 꽤 오래돼 한국에 오시는 것이 좋다는 우리 국민의 바람이 있다는 것을 계속 유지해 왔다”며 “이 이야기도 등장할 가능성이 있지만 어떻게 될지 보겠다”고 말했다.
최근 한중 양국은 고위급을 비롯해 지방정부와의 교류까지 인적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 정부는 4개월 넘게 공석인 주한중국대사에 다이빙 주유엔 중국 부대사를 내정하고 조만간 한국 정부에 아그레망(외교사절에 대한 사전 동의) 신청 절차를 밟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한국이 신임 주중한국대사에 김대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내정한 만큼 양국 간 우호적인 관계 정립에 속도를 낼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고위 관계자는 “지난 5월 이후 한중 간 고위급 대화 채널이 활성화되기 시작했고, 최근까지도 중국 당국이 우리 대한민국과 한중 관계를 적극적으로 활로를 모색해 보자는 의지가 강하게 느껴졌다”며 “최근 러북 군사협력이 진행되는 와중에서도 유럽 정세, 인도태평양지역, 동북아에서의 한중 관계까지 앞으로의 전략적 협력 관계의 지향점들이 놓여있는데, 미 대선도 끝났고 글로벌 질서에서 새로운 관점에서의 도전 요인을 바라봐야하기 때문에 거시적 차원의 정상 간 대화가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귀국 전 트럼프 회동은 불발될 듯=APEC·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한 이번 페루·브라질 순방에서 초미의 관심은 트럼프 당선인과의 회동 성사 여부였다. 대통령실은 이번 순방 일정을 14~21일로 계획했으나, 귀국 날짜는 변동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 귀국 전 미국을 들러 트럼프 당선인과 만날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다만 이번 순방을 계기로 한 윤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과의 만남은 어려워진 것으로 판단하는 기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미국 대선이 끝난 지 채 2주밖에 되지 않았고, 트럼프 당선인 캠프 측에서는 각 분야의 주요 인선 포스트를 위한 내부 토의에 집중하고 있고, 국내 정치 현안에 대해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의 많은 우방국들이 사전 회동 가능성을 타진해 온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로써 트럼프 캠프측은 내년 1월20일 대통령 취임 전까지 공식적인 의미에서의 해외 정상과의 회동에 대해서는 상당히 어려운 입장이라는 것을 계속 밝혀오는 실정”이라며 “이 시점에서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윤 대통령의 이번 순방은) 예정한 대로 5박8일, G20 일정을 마치고 (공군1호기를) 서울로 향할 가능성이 제일 크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측과 정책 문제, 정상 간 스킨십에 대해 계속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미일 정상회의 계기 한미·한일 정상회담 개최=윤 대통령은 15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김 차장은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에서는 지난해 8월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이후 그간 이뤄진 한미일 협력의 성과를 점검하고, 이를 이어나가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3국이 한미일 정상회의의 정례화를 위해 공감대를 형성해 온 ‘한미일 3국 협력 사무소’ 설립을 발표할 예정이다. 고위 관계자는 “제도적 차원에서 지속가능하고 안정적인 한미일 캠프 데이비드 메커니즘의 발전 방향을 확보하는 것이기에, 올해 연초부터 우리나라 주도적으로 여러 아이디어 내면서 한미일 사무국 설치 제안해왔다”며 “미국 일본과 아주 진지하게 검토한 결과 그 성과물이 낼 발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문제와 관련해서도 논의가 있을 전망이다. 고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에서의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이 일본과 미국의 초미의 관심사이기도 해서 이 문제가 나올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에 대해서는 “일본이 할 수 있는 문제, 우리가 할 수 있는 문제가 있어 한미 정상회담이 개최되면 한미 간 협력을 할 부분을 이야기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 이시바 총리와 각각 양자 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를 비롯해 윤 대통령은 이번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캐나다, 베트남, 브루나이 등 10개국과 양자회담을 개최한다.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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