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이태석 데뷔전 지켜본 '아빠' 이을용 "13번 달 줄 몰랐어, 뭉클했다"[인터뷰]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뭉클했죠."
'아빠' 이을용 용인축구센터 총감독의 미소였다. 대한민국은 14일 오후 11시(이하 한국시각) 쿠웨이트시티의 자베르 알 아흐마드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쿠웨이트와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5차전에서 오세훈(마치다) 손흥민(토트넘) 배준호(스토크시티)의 연속골을 앞세워 3대1 승리를 거뒀다.
한국은 4연승에 성공하며, 승점 13으로 B조 선두를 질주했다. 3차예선에서는 각조 1, 2위가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을 거머쥔다. 이날 승리를 통해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큼 다가섰다.
홍명보호는 이날 체력안배부터 세대교체까지, 잡을 수 있는 모든 토끼를 잡았다. 손흥민(토트넘) 이재성(마인츠) 황인범(페예노르트) 등을 교체하며, 핵심 자원들에게 휴식 시간을 줬고, 이현주(하노버) 이태석(포항) 등 새 얼굴들이 A매치 데뷔에 성공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이태석이었다. 이태석은 후반 18분 이명재(울산)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태석은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쓴 이을용 용인축구센터 총감독의 첫째 아들이다. 고 김찬기-김석원 부자, 차범근 전 감독-차두리의 뒤를 이어 한국축구 역사상 세번째 '부자(父子) 국가대표'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차두리 이후 23년만에 탄생한 부자 국가대표다.
'아빠' 이을용은 만 23세이던 1999년 3월 브라질과 친선전을 통해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아들' 이태석은 아버지보다 한 살 어린 나이에 태극마크를 달고 처음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들이 A매치 데뷔는 더 빨랐다.
2021년 FC서울에서 데뷔한 이태석은 올해 포항 스틸러스로 이적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거쳤지만, A대표팀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태석은 많은 활동량과 날카로운 킥을 장점으로 한다. 포항에서는 풀백 뿐만 아니라 측면 미드필더도 소화할 수 있다. 벌써 K리그 100경기를 치렀을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홍명보 감독은 4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태석은 팀을 옮기면서 다른 포지션에서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은데 FC서울과의 경기에서 원래 포지션에서 편하게 경기하는 것으로 보였다. 늘 풀백 자리가 고민인데 전형적인 풀백 스타일이라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2-1로 추격받던 시기에 투입됐지만, 이태석은 무난한 활약을 펼쳤다. 이태석은 "너무 기쁘다. 오늘 경기에 투입될지 몰랐는데, 빠르게 A매치에 데뷔할 수 있어서 감격스럽다"고 미소를 보였다. 기대 보다 빠르게 A매치에 데뷔한 이태석은 "몸을 풀고 있을 때 기대는 했는데, 코칭스태프가 불러서 그제야 실감이 났다"고 했다.
경기를 지켜본 이 감독은 감격한 모습이었다. 그는 "A매치 데뷔전이라 긴장이 많이 됐을텐데 무난하게 잘 한 것 같더라. 실수도 없었고, 긴장 안하고 잘한 것 같더라"고 했다. 이어 "솔직히 경기에 안뛸 줄 알았다, 중요한 경기였던만큼, 기회가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후반에 들어갔다. 그 모습을 보는데 뭉클하더라"고 웃었다.
특히 이태석은 아버지가 달았던 등번호 13번 유니폼을 입고 뛰며 더욱 의미가 있었다. 이 감독은 "13번 달고 들어가는데, '어, 왜 13번이야' 했다. 몰랐다. 그 모습을 보는데 너무 좋더라"고 했다.
이태석은 경기 후 아버지에게 연락했다. 이태석은 "항상 경기가 끝나면 아버지께 피드백을 받는다"라며 "아버지께서 '첫 경기치고는 잘한 거 같다'라고 말씀하셨다. 보통 단점을 먼저 말씀하시는데, 단점이 안 보여서 좋았다는 말씀을 해주셨다"고 했다. 이 감독은 "끝나고 바로 카톡이 오고, 전화가 왔더라. 축하한다고 했고, 첫 경기치고 제법 잘했다는 이야기를 했다. 평소에는 어떻게 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이날은 칭찬을 좀 했던 것 같다"고 했다.
이 감독은 본인의 A매치 데뷔를 떠올렸다. 그는 "그때가 생각나더라. 브라질전이었는데 진짜 똥오줌을 못가렸다. 의외로 태석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여유를 찾는 모습이 보여서 놀랐다"고 했다.
현장에는 아내가 가서 아들의 A매치 데뷔를 지켜봤다. 이태석의 동생 이승준은 최근 아랍에미리트 리그로 이적했다. 둘째를 뒷바라지 하던 아내는 가까운 쿠웨이트라 '혹시나' 하는 마음에 넘어갔는데, 의외의 선물을 받았다. 이 감독은 "와이프가 들어가는 순간 울었다고 하더라"고 했다.
이 감독은 마지막으로 "아직까지 시야나 볼오면 잘 간수하고 이런게 필요하다. 체력적인 부분이 좋은만큼, 볼 센스를 올리고, 시야가 더 넓어지면 지금보다 더 좋아질 수 있다"며 "태석이는 노력이라는 큰 장점이 있다. 더 늘 수 있는 선수라는 점에서 자신감을 갖고 뛰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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