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컴퓨팅 혁신 열쇠 '나선성 메커니즘' 최초 규명

문세영 기자 2024. 11. 15.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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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컴퓨팅의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나선성(Chirality)' 현상의 메커니즘이 세계 최초로 규명됐다.

포스텍은 김범준 물리학과 교수, 김광래·김현우·하승혁 통합과정생 연구팀이 김기석 교수, 복진모 연구원 연구팀과 함께 전이금속 칼코겐화합물에서 '나선성 전하 밀도파(CDW)' 현상을 관측하고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15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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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왼쪽부터) 김범준 포스텍 물리학과 교수, 김기석 교수, 김광래·김현우·하승혁 통합과정생, 복진모 연구원. 포스텍 제공.

양자 컴퓨팅의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나선성(Chirality)’ 현상의 메커니즘이 세계 최초로 규명됐다. 스마트폰, 컴퓨터,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의 혁신을 이끄는 데 참고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텍은 김범준 물리학과 교수, 김광래·김현우·하승혁 통합과정생 연구팀이 김기석 교수, 복진모 연구원 연구팀과 함께 전이금속 칼코겐화합물에서 ’나선성 전하 밀도파(CDW)‘ 현상을 관측하고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15일 밝혔다. 

나선성은 물체가 자기 거울상과 대칭되지 않고 구별되는 현상이다. 전자 등의 입자 배치와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치며 양자 컴퓨팅의 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 원자보다 작은 입자인 아원자 수준부터 생명체에 이르기까지 나선성은 자연계에 널리 존재하는 현상이지만 형성 원리는 아직 불분명하다. 

연구팀은 타이타늄과 셀레늄으로 이뤄진 ’원티-타이타늄 셀레늄 투(1T-TiSe₂)‘라는 전이금속 칼코겐화합물에서 나타나는 ’전하 밀도파‘와 ’격자 변형‘의 상호작용을 규명하려는 시도에서 전자의 움직임, 원자 진동, 구조 변화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얻었다. 전하 밀도파는 전자가 파동 형태로 정렬된 상태를 의미한다.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라만 분광 장비와 미국 아르곤연구소와 함께 수행한 빛의 비탄성 산란 실험을 통해 물질 내 원자들의 진동을 추적하고 나선성 구조가 형성되는 과정을 세밀하게 분석했다. 

그 결과 전자가 재배치되면서 전하 밀도파가 발생할 때 원자들은 새로운 위치로 이동해 결정 구조가 변화했다. 원자들의 움직임은 특정 형태의 진동이 고정되는 현상으로, 다양한 원자 진동을 관측함으로써 미세한 구조 변화를 포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연구 과정에서 원자 진동을 지배하는 대칭성과 전하 밀도의 대칭성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전하 밀도파와 격자 변형은 동일한 대칭성을 가진다고 알려져 왔는데 이번 연구에서 두 현상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도 각기 다른 대칭성을 따른다는 점이 확인됐다. 

대칭성의 불일치를 해결하기 위한 원자들의 추가 진동으로 인해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고 그 결과 모든 대칭성이 깨져 ’나선성 구조‘가 형성됐다. 전하 밀도파와 격자 변형의 대칭성 차이가 나선성 구조 발현 메커니즘의 핵심이었다는 것이다. 

김범준 교수는 “1976년 1T-TiSe₂의 결정 구조가 처음 보고된 이후 이 물질에서 나선성이 발현된 최초의 실험적 증거를 찾았다”며 “이번 연구는 향후 양자 물질 설계에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피직스‘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참고 자료> 
doi.org/10.1038/s41567-024-02668-w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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