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점수 최고점 국어138·수학 145점으로 낮아져… 상위권 변별력 약화

인지현 기자 2024. 11. 15.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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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 이후 처음으로 치러진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불수능'이 될 것이라는 예측을 벗어나 지난해보다 평이하게 출제되면서 시험 난이도를 나타내는 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과 1등급 커트라인이 요동치고 있다.

EBSi와 입시업체들이 분석한 원점수 기준 1등급 커트라인도 일제히 상승해 국어는 지난해 대비 2∼4개, 수학은 1개 문제를 더 맞혀야 1등급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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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원가 수능 가채점 분석
1등급 커트라인 일제히 상승
국어·수학 다소 쉽게 출제돼
탐구과목서 변별력 커질 듯
수험생들 눈치싸움 치열 전망
어느 대학 갈까…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다음 날인 15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종로학원에서 수험생들이 가채점을 토대로 정시모집 배치 참고표를 살펴보고 있다. 문호남 기자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 이후 처음으로 치러진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불수능’이 될 것이라는 예측을 벗어나 지난해보다 평이하게 출제되면서 시험 난이도를 나타내는 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과 1등급 커트라인이 요동치고 있다.

입시업계는 의대 증원 여파로 몰린 21년 만의 최대 규모 N수생 응시자 등 최상위권에 대한 변별력은 다소 약화한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국어 영역이 지난해보다 크게 쉽게 출제되면서 정시에서 상대적으로 수학·탐구과목 변수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15일 오전 8시 기준 EBSi가 공개한 수험생들의 수능 가채점 결과를 종합하면 국어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지난해 150점에서 올해 138점으로 12점, 수학은 148점에서 145점으로 3점 하락했다. 표준점수는 통상 시험이 쉬우면 낮아진다는 점에서 국어 난도가 대폭 하향된 것으로 분석된다. 수학 역시 선택과목 간 난이도 차이는 있지만 공통과목은 지난해보다 쉬워졌다는 평가다. EBSi와 입시업체들이 분석한 원점수 기준 1등급 커트라인도 일제히 상승해 국어는 지난해 대비 2∼4개, 수학은 1개 문제를 더 맞혀야 1등급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수학 선택과목 중 미적분은 상당히 까다로웠다는 수험생들의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미적분은 이과생들이 주로 선택한다는 측면에서 상위권 이과생들 간 변별 장치로 활용될 수 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전체적으로 지난해 수능보다 변별력이 약화했는데 특히 국어가 쉽게 나와 이과생들에게는 미적분으로 당락이 갈리는 시험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다만 올해 역대급 규모의 N수생이 응시한 만큼 국어는 물론 수학 미적분에서도 상위권 동점자가 밀집될 수 있다. 올해는 자연계열 학생들이 과학탐구보다는 공부량이 적은 사회탐구 영역에도 발을 걸치는 ‘사탐런’ 현상이 나타났다. 이번 수능에서 사회탐구 과목 변별력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것으로 분석되면서 탐구 과목별 유불리도 첨예하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수험생으로서는 지원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워 어느 때보다 치열한 눈치싸움이 불가피하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보통 난도가 높으면 동일등급 내에서도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지는데 이번에는 전체적으로 지난해보다 평이해 다른 양상이 예상된다”며 “최상위권을 기준으로 보면 점수들이 촘촘해져 정시 지원전략을 세우는 데 혼선이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시모집에서 원서접수 전략·대학별 고사 성적이 더욱 중요해져 불안해진 학생들이 컨설팅 업체로 몰릴 가능성도 거론된다.

올해는 의대 모집인원 확대로 수험생의 중복합격과 이로 인한 추가합격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이사는 “의대 모집인원 확대로 최상위권에서부터 수시 중복합격으로 인한 추가합격이 많아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현상은 정시에서도 그대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추가합격이 많아지면 합격선은 낮아질 수 있다. 추가합격 정도에 따라 수시·정시 모두 일부 대학에서는 합격선이 지난해보다 상당히 내려가는 대학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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