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년만이 0점대 ERA 도전했던 괴물··· 다카하시 넘어야 도쿄돔 보인다
퍼시픽리그 최고는 넘었다. 이제는 센트럴리그 최고가 상대다.
프리미어12 야구 대표팀이 15일 대만 타이베이 타이베이돔에서 일본과 만난다. B조 예선 3번째 경기다. 대표팀은 전날 쿠바를 8-4로 꺾고 첫 경기 대만전 패배의 충격을 털어냈다. B조 최강으로 꼽히는 일본을 꺾는다면 슈퍼라운드 진출 가능성은 확실히 커진다.
일본 선발은 일본프로야구(NPB) 3년 차 다카하시 히로토(22·주니치)다. 원래도 좋은 투수였지만 올 시즌 더 좋아졌다. 21차례 선발 등판해 143.2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1.38으로 리그 1위에 올랐다. 시즌 중반까지 54년 만의 ‘0점대 평균자책점’에 도전했을 만큼 성적이 좋았다.
대표팀 입장에선 가혹한 일정이다. 첫날 대만전 린여우민, 이튿날 쿠바전 모이넬로에 이어 줄줄이 각국 최고 선발을 상대한다. 그러나 평균자책점 1.88로 퍼시픽리그 1위를 차지한 모이넬로를 전날 꺾은 만큼 다카하시도 공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은 것도 사실이다.
다카하시는 직구와 스플리터, 커터, 커브 등 4가지 구종을 구사한다. 주무기는 직구와 스플리터다. 최고 157㎞에 평균 150㎞를 상회하는 직구 구속이 일단 위력적이다. 테이크백이 작아 타이밍 잡기가 더 어렵다. 삼진을 잡아내는 공, 이른바 ‘위닝샷’은 스플리터다. 150㎞에 육박하는 고속 스플리터다. 워낙 공이 빠르고 낙차가 커서 공략하기가 쉽지 않다. 이번 시즌 스플리터 피안타율은 0.143에 불과했다. 구사비율로 따지면 포심이 50%, 스플리터가 30% 정도다. 커터와 커브는 10% 아래다. 평균자책점 2.53으로 준수했던 지난 시즌에 비해 사사구도 크게 줄였다. 홈런은 이번시즌 딱 1개만 맞았다.
최근 컨디션이 썩 좋지 않다는 우려가 일본 현지에서 나온다. 다카하시는 지난 9일 체코와 연습경기에 선발로 나와 3이닝 동안 4피안타 2사사구 1실점 했다. 다카하시의 평소 구위와 체코의 전력을 생각하면 예상외 결과였다. 실전 감각이 떨어졌고, 직구 구위가 시즌 때와 다르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본에서 대회 첫 경기를 치른 탓에, 바로 전날인 14일에야 대만에 입국했다는 점도 불안요소로 꼽힌다. 다카하시는 일본 매체와 인터뷰에서 “100%에 가까운 상태다. 이제 던지는 것만 남았다”고 밝혔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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