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최대 100포인트 추가 하락도 가능”…오늘 2400피 고지 사수할까? [투자360]
반도체 대체株 부재, 이익전망도 하향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코스피 지수가 15일 장 초반 2400 선마저 붕괴하면서 연일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국내 증시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으나, 국내 증시가 역사적 저점에 있는 만큼 반등 여지는 충분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등을 위한 모멘텀이나 주도주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단기적으로는 추가 하락이나 박스권 흐름의 가능성도 경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코스피는 한때 전장 대비 1.17% 약세로 2,390.56까지 내린 뒤 다시 2,410 위로 올라서는 등 2,400선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6% 넘게 오르며 5만3000원 대를 회복하고 SK하이닉스도 3% 넘는 상승세를 보이는 등 반도체주가 반등했다.
그러나 전날 트럼프 행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 이슈가 불거지면서 전기차 및 2차전지 관련주가 급락 중이다.
일론 머스크가 주도할 정부효율부에서의 방위비 삭감 가능성이 거론된 영향으로 방산업종도 내림세로 돌아서며 코스피의 하방 압력이 커졌다.
원/달러 환율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금리인하의 속도 조절 가능성을 내비치자 1,407원을 넘으면서 변동성이 확대했다.
이날 코스피의 약세는 이러한 매크로(거시경제) 변수의 악영향이 크다.
나아가 글로벌 증시에서 소외된 국내 증시의 상대적 부진이 심화되면서 펀더멘털 자체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는 것도 증시의 발목을 잡는 양상이다.
반도체와 자동차, 화학 등 주력 수출 산업에 편중된 산업 구조는 트럼프 트레이드에 따른 수혜 대신 피해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다.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나 고려아연 유상증자 논란 등은 한국 자본시장 신뢰도를 끌어내렸다.
상반기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으로 유입된 외국인 투자자금은 이미 코스피 ‘엑소더스’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개미들도 해외 증시와 가상자산 투자로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국내외 악재가 산재한 상황에서도 현재 국내 주식시장이 극단적 저평가 상태에 있다는 데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대체로 일치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 주가는 단순히 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저가 매수를 탐해볼 수 있을 정도의 자리”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현재 코스피는 올해 8월 5일 ‘블랙먼데이’와 2018년 10월 미·중 무역분쟁 격화 당시 기록한 확정실적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인 0.85배 수준을 하회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가 극심한 저평가 구간인 만큼 불안심리 완화만으로 반등이 가능한 지수대”라고 말했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더 내려가기보다 올라가기가 더 어렵다는 데 있다.
트럼프 트레이드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대장주 삼성전자와 반도체주의 투자 매력도는 크게 낮아진 상태다.
조선, 방산 등 트럼프 수혜주가 국내 증시에도 있지만, 이들이 주도주 역할을 하기에는 장내 비중에 한계가 있다.
기업 이익 전망치 하향과 함께 수출 증가세마저 둔화 흐름이라는 점은 중장기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한다.
일각에서는 대형주인 삼성전자가 먼저 하락했을 뿐 기타 종목에서도 추가 하락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외에 다른 종목 주가가 지금부터 더 빠질 수도 있다”며 “코스피가 50에서 최대 100포인트까지 추가 하락할 수도 있다. 1차 지지선은 2,350선”이라고 짚었다.
극도로 위축된 투심을 고려할 때 반전 계기로는 미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가 예상되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도가 꼽히지만, 그때까지는 주가 하단을 지지할 만한 소재가 보이지 않는 형편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관세든 감세든 트럼프 행정부 정책이 명확해지고, 그것이 우리 경제에 미칠 충격이 크지 않다는 시그널이 나와야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며 “그것도 내년 초에나 가능할 테니 문제”라고 말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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