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현충원 ‘순국선열의 날’ 기념식서 독립유공자 9명 이름 다시 부른다…정부기념식 첫 롤콜

정충신 기자 2024. 11. 15.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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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11시, 대전현충원 무후 독립유공자 추모시설 ‘독립의 염원이 모이는 길’ 앞에서 거행
정부기념식 최초 ‘독립유공자 이름 다시 부르기(롤콜)’ 7~14일 진행
기념식장에서 대표 독립유공자 9명 호명 및 국민 서명부 헌정
제85회 순국선열의 날 기념식’ 포스터. 국가보훈부 제공

국가보훈부(장관 강정애)는 일제강점기 국권 회복을 위해 희생·헌신한 순국선열의 독립·희생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제85회 순국선열의 날 기념식’을 17일 오전 11시, 국립대전현충원 내 무후(無後) 독립유공자 추모시설인 ‘독립의 염원이 모이는 길’ 앞에서 거행한다고 15일 밝혔다. ‘독립의 염원이 모이는 길’은 후손·묘소 없는 무후 독립유공자 6478명의 이름을 새긴 추모 명비가 있다.

보훈부 관계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독립유공자 한분 한분을 후손들이 기억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정부기념식 최초로 ‘독립유공자 이름 다시 부르기 및 후손 서명부 헌정’을 진행한다"며 "‘독립의 염원이 모이는 길’ 추모시설에 새겨진 무후 독립유공자 6478명 이름이 적힌 서명부를 대전현충원과 서울현충원, 임시정부기념관, 독립기념관에 비치(11월 7~14일)해 해당 시설을 방문한 국민이 독립유공자의 이름을 부르고 서명(독립유공자 이름 옆)한 모습이 영상으로 표출되는 동안 기념식장에서 무후 독립유공자 중 9명의 이름을 다시 부른다"고 밝혔다.

독립유공자 9명은 10대에서 60대에 이르는 순국선열과 무장투쟁과 외교, 교육, 국내와 해외에서 독립운동을 한 선열들로 선정됐으며, 이름 다시 부르기(롤콜)가 끝나면 서명부는 무후 독립유공자 추모시설에 헌정한다.

보훈부는 "추모시설 ‘독립의 염원이 모이는 길’을 주제로 선정한 이번 기념식은 ‘우리 모두가 당신의 후손입니다’라는 부제와 함께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순국선열 한분 한분을 빠짐없이 기억하며 그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념식은 독립유공자 유족, 정부 주요 인사, 미래세대 등 약 3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순국선열추념문 낭독, 독립유공자 이름 다시 부르기 및 후손 서명부 헌정, 독립유공자 포상, 기념사, 헌정 공연 등 약 45분간 진행된다.

보훈부는 ‘독립의 염원이 모이는 길’ 앞 개최와 관련해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독립유공자 한분 한분을 빠짐없이 기억하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 후손도 묘소도 없는 무후 독립유공자를 기리는 추모시설에서 최초로 기념식을 거행한다"며 "시설 작품명인 ‘독립의 염원이 모이는 길’을 주제로, ‘우리 모두가 당신의 후손입니다’를 부제로 선정해 국가를 위해 살신성인한 순국선열을 비롯한 모든 독립유공자의 염원이 모여 독립을 이뤄냈으며, 그 위에서 자유와 번영을 누리는 오늘날의 국민이 선열의 후손이 돼 독립정신을 이어나가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먼저, 여는 공연(‘이름 없는 별 되어, 이름 없는 꽃 되어’)은 무후 독립유공자 추모시설이 갖는 의미처럼, 나라를 위해 헌신하다 조용히 역사의 속으로 사라져 간 독립유공자의 간절했던 염원과 헌신 위에 오늘의 우리가 미래를 꿈꾸며 지낼 수 있다는 내용의 짧은 뮤지컬을 선보인다. 국민의례가 끝나면, 광복 이후 국내에서 처음 거행된 ‘1945년 순국선열 추념대회’에서 위당 정인보 선생이 낭독하고 백범 김구 선생이 예를 표했던 순국선열추념문(‘선열 여러분을 꿈에도 잊지 못하나이다’)을 서대문형무소역사관과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등을 방문한 미래세대들이 영상으로 낭독한다.

다음으로, ‘제85회 순국선열의 날’을 계기로 포상이 이뤄지는 33명의 독립유공자 중 5명의 유족에게 포상이 전수될 예정이다. 헌정 공연은 가수 김기태가 독립운동을 소재로 다뤘던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삽입곡 ‘어찌 잊으오’를 노래한 데 이어, ‘순국선열의 노래’를 참석자 전원이 제창하는 것으로 기념식이 마무리된다.

국가를 위해 희생, 헌신했던 수많은 선열이 하나의 길로 모여 독립의 길이 열리는 형상의 국립대전현충원 내 ‘독립의 염원이 모이는 길’은 후손·묘소 없는 무후 독립유공자 6478명의 이름을 새긴 추모 명비가 있다. 국가보훈부 제공

강정애 보훈부 장관은 "조국 광복을 맞이하기까지 갖은 고초와 어려움 앞에서도 오직 국권회복을 위한 간절한 염원으로 기꺼이 목숨을 바치셨던 순국선열들께 깊은 경의를 표한다"면서 "이번 기념식이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님들의 숭고한 독립 정신을 되새기고 계승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정부는 내년 광복 80주년을 맞아 국민과 함께하는 다양한 기념사업을 통해 선열들을 기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보훈부는 순국선열의 날을 맞아 선열의 희생과 독립에 대한 염원을 널리 알리기 위해 독립유공자 디지털 휴먼을 활용한 3D 입체영상을 제작, 이달 말까지 서울 광화문 광장에 있는 K-컬처 스크린을 통해 송출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광복회는 15일 오전 서울현충원에서 ‘순국선열·애국지사 추모식’을 개최한다. 이 추모식은 당초 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보훈부가 광복회의 대관 신청을 승인하지 않아 서울현충원 내 임시정부 요인 묘역에서 진행된다.

훈부는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대관 불허 배경에 대해 "순국선열의 날은 193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제정한 기념일로, 광복 이후 정부가 계승해 정부기념일로 지정해 행사를 거행하고 있다"며 "광복회는 ‘순국선열의 날’ 대신 ‘독립유공자 선열 합동추모식’행사를 개최하겠다는 초청장을 보냈으며 이는 기존 정부기념일과 뜻을 달리하는 대체 행사로 보아 서울현충원 사용 승인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복회는 ‘독립유공자 선열 합동추모식’ 명칭이 순국선열유족회 등으로부터 순국선열 지우기란 비판에 직면하자 명칭을 ‘순국선열의 날 순국선열·애국지사 추모식’으로 변경하고, 회원들이 17일 정부 기념식에도 참석하기로 방침을 바꾼했다.

광복회 관계자는 "보훈부가 초청장을 배포한 이후에야 대관 불허를 통보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광복회와 국가보훈부는 최근 독립기념관장 인선 비판, 광복절 행사 별도 개최 등으로 갈등을 이어오고 있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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