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과 희열’ ‘소소하며 정적인’…모호하고 모순적인 감정의 생김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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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익 작가의 개인전 《Pictures》가 24일까지 서울 용산구 뉴스프링프로젝트에서 열린다.
회화라는 가장 기본적 매체를 여러 방법으로 다루고 실험해 온 서 작가는 오랫동안 지속해온 '성전' 시리즈를 포함한 신작 약 40점을 선보인다.
늘 작품에 제목을 붙여온 서 작가는 이번 신작에 조금 더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형용사를 명명했다.
문화 전반에서 이미지를 선택하고 제시하는 활동까지 작품으로 보고자 했던 크림프의 개념을 서 작가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확장시키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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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공성윤 기자)
서상익 작가의 개인전 《Pictures》가 24일까지 서울 용산구 뉴스프링프로젝트에서 열린다. 회화라는 가장 기본적 매체를 여러 방법으로 다루고 실험해 온 서 작가는 오랫동안 지속해온 '성전' 시리즈를 포함한 신작 약 40점을 선보인다.
서상익 작가는 2008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자하미술관, 인터알리아, 갤러리 팩토리 등에서 10여 회 개인전을 가진 이력이 있다. 또 일우 스페이스, 인천시립월전미술관, 갤러리 현대 등 다수 기획전에 참가했다. 현재는 남양주 퍼플스튜디오에서 입주작가로 작업하고 있다.
늘 작품에 제목을 붙여온 서 작가는 이번 신작에 조금 더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형용사를 명명했다. '변덕스럽고 조급한' '고독과 동조된 희열' '소소하며 정적인' 등 모호해서 표현이 힘든 감정을 국어사전의 단어를 총동원해 묘사했다. 그는 지금껏 우리가 봐온 초현실적인 이미지들과 화려한 광고, 명품을 배경으로 한 인물들이 아닌 우리가 흔히 마주하는 자연 풍경과 평범하고 일상적인 장면들로 작품을 구성했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번 전시회는 실제 장소이면서도 시간을 초월하는 공간으로써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구체적으로 작품 《변덕스럽고 조급한》은 촘촘하게 들어선 건물들을 배경으로 한다. 답답하게 표현된 창문 밖과 달리 실내에는 고요한 적막만이 감돈다. 멍한 표정의 두 사람과 바닥에 흩어진 LP판, 그와 대조되는 파랑과 빨강, 초록, 노랑 등의 선명한 색깔은 밝은 요소임에도 침체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복잡하고 미묘한, 선명하지 않고 어렴풋한 찰나는 가시적인 한 장면이 되어 흔적을 남긴다.
《묘하고 적막하며, 사적인 계곡》의 경우 경쾌하게 쏟아지는 폭포와 푸릇푸릇한 녹지를 배경으로 한다. 폭포를 응시한 채 사색에 잠긴 듯한 남자와 그 뒤로 걸어가는 여자가 보인다. 각각의 인물이 서로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사실은 뒷모습의 인물도 여자인지 남자인지 알 수 없다. 작가가 설정한 장소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어딘가 불완전하고 공허한 느낌을 준다. 정교하고 섬세하게 표현된 배경과 대비되는 등장 인물의 흐릿한 얼굴은 표정을 통한 대사 전달보다 시각적 유머와 세밀한 연출에 방점을 찍는 요소로 작용한다.
전시 제목 'Pictures'는 미국의 포스트 모더니즘 미술 이론가 더글러스 크림프(Douglas Crimp)의 1977년도 전시 《Pictures》에서 따 왔다. 크림프는 작품의 가장 두드러진 측면뿐만 아니라 중요한 모호성을 전달하기 위해 해당 단어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진다. 문화 전반에서 이미지를 선택하고 제시하는 활동까지 작품으로 보고자 했던 크림프의 개념을 서 작가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확장시키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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