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사리[한성우 교수의 맛의 말, 말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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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를 거닐다 보면 종종 별 모양으로 생긴 생명체를 보게 된다.
우리가 별을 그릴 때 정오각형의 꼭짓점을 연결하는데 이 생명체의 발처럼 생긴 것이 다섯 방향으로 뻗어 있어 별과 생김새가 비슷하다.
그런데 불가사리란 이름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이 이름은 '불가살(不可殺)'에서 온 것인데 한자의 뜻 그대로 죽일 수 없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불가사리란 이름이 이 동물을 위해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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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를 거닐다 보면 종종 별 모양으로 생긴 생명체를 보게 된다. 우리가 별을 그릴 때 정오각형의 꼭짓점을 연결하는데 이 생명체의 발처럼 생긴 것이 다섯 방향으로 뻗어 있어 별과 생김새가 비슷하다. 그 이름을 모르는 아이들은 ‘별 물고기’로 부르고 싶어 하겠지만 이 생명체는 ‘불가사리’라는 분명한 이름을 가지고 있다. 생물의 분류체계상으로는 극피동물에 속해 성게나 해삼과 같은 부류이지만, 식용으로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
그런데 불가사리란 이름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이 이름은 ‘불가살(不可殺)’에서 온 것인데 한자의 뜻 그대로 죽일 수 없다는 의미이다. 이 동물이 웬만해서는 죽지 않고 몸의 일부가 잘려 나가도 새로 재생되는 특성을 감안하면 왜 이런 이름이 붙었는지 이해할 수 있다. 지구상의 모든 생물에게 가장 큰 적은 인간인데 불가사리는 맛도 없고 냄새도 지독해 먹지 않으니 더더욱 죽을 일이 없기도 하다.
그러나 불가사리란 이름이 이 동물을 위해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우리의 전설에 등장하는 상상의 동물이다. 곰의 몸, 코끼리의 코, 소의 꼬리, 범의 다리를 닮은 형상으로 묘사되니 실재하기는 어려운 동물이다. 주된 먹이인 쇠를 많이 먹으면 먹을수록 점점 더 강해져 결국에는 죽지 않거나 영원히 죽일 수 없는 동물로 묘사된다. 수없이 많은 전설과 설화가 있는데 결국은 나쁜 꿈과 사악한 기운을 쫓는 동물이다.
죽지 않거나 죽일 수 없는 것은 불가사리의 타고난 속성이니 미워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수많은 수산물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으니 먹을 것을 빼앗기는 인간으로서는 좋게 보려야 좋게 볼 수 없는 존재이다. 몸에 좋다면 뭐든 먹는 우리이니 이를 처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몸에 좋다는 소문을 내는 것이다. 그러나 이 동물을 이용해 약이나 화장품을 만든다는 소식은 있지만 몸에 좋기는커녕 먹을 수 있다는 소문도 아직은 없다.
인하대 한국어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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