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오늘 개막…한미일, '북한군 러 파병' 대응 논의한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가 15일(현지시간) 페루에서 개막한다. 미국은 이 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한미일 3국 정상회의에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 '조율된 대응'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베이징 미국 대사관에서 방중 기자회견을 갖고 "조 바이든 대 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모두 연말 APEC과 G20에 참석할 가능성이 높아 마주 앉아 대화하는 것은 자연스럽다"고 밝히고 있다. 2024.08.30 ⓒ AFP=뉴스1

AP,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4일 APEC 정상회의 참석차 페루로 향하는 기내에서 언론 브리핑을 통해 "러시아가 북한군을 전장에 투입하는 것에 대해 다른 지도자들에게 우려를 제기할 것"이라며 이번 한미일 3국 정상회의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군 파병과 관련해 "중대한 전개"라며 "세 정상이 같은 인식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하고, 3국의 조율된 정책 결정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설리번 보좌관이 언급한 '조율된 정책'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무기 지원 문제 등이 포함될지 주목된다.

설리번 보좌관은 또 이번 3국 정상회의에서 3국 협력 사무국 설치를 추진하겠다며 "미국 정책을 지속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내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더라도 한미일 협력이 계속 이어지도록 한다는 것이 취지라고도 설명했다.

APEC 정상회의는 15∼16일 이틀간 페루 수도 리마에 위치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공식 주제는 '권한 부여, 포용, 성장'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15일 이 회의 참석을 계기로 3자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윤 대통령은 이시바 총리,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과 각각의 양자 회담도 예정돼 있다.

퇴임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양자 회담을 갖는다. 두 정상의 양자 회담은 지난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이후 약 1년 만이다. 앞서 바이든 정부 고위 관계자는 온라인 브리핑에서 이 회의에서 북한의 러시아 파병 등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로이터는 "양자 회담은 바이든이 대만에 대한 위협, 중국의 인권 문제 등에 대해 중국 지도자에게 직접 비판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시 주석은 이날 페루에서 중국의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인 '일대일로' 자금을 기반으로 건설된 창카이 항 준공(1단계)을 축하하며 "남미와 중국 간 연결성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창카이 항은 리마에서 북쪽으로 72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으며 35억달러(약 4조9182억원) 규모의 자금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선 후 중국에 대한 미국의 관세가 대폭 인상될 위기에 있다"며 "이 항구는 중국이 남미 국가들과 무역할 때 멕시코와 미국의 항구를 우회할 수 있게 해줘 중국 무역의 중심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트럼프 2기 행정부와의 대결을 준비하면서 남미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음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이지현 기자 jihyun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