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방송에 사생활 폭로” 협박한 전직 군인 2심도 징역 3년

인천 미추홀구 학익동 인천지방법원 전경. 경기일보DB

인천지법 형사항소2-1부(이수환 부장판사)는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배우자의 사생활을 개인 성인방송에서 폭로하겠다고 협박하고 감금한 혐의(협박과 감금 등)로 기소된 전직 군인 A(37)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검사는 ‘1심 양형이 부당하다’며 항소하면서 ‘고통을 겪던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을 한 상황도 양형 조건에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전제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성인방송 출연을 강요했다는 내용은 기소하지 않았다”며 “이를 근거로 형을 가중하면 죄형 균형의 원칙과 맞지 않아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은 여러 양형 조건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며 “권고형량 범위 등도 고려해 볼 때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지난해 10~12월 사생활을 개인 성인방송을 통해 공개하겠다는 등 30대 아내 B씨를 6차례 협박한 혐의로 A씨를 구속기소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께 2차례 집에 감금했고 결국 B씨는 2개월 후 피해를 호소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숨졌다.

숨진 피해자의 아버지는 재판에서 “A씨는 딸에게 성인방송을 강요했고 거부하니 '아버지에게 나체사진을 보내겠다'며 협박했다”고 주장했으나 앞서 검찰은 성인방송 출연을 강요한 의혹은 무혐의 처분했다.

1심 판사는 “피고인은 피해자의 방송 수입에 의존하다가 이혼을 요구받자 협박했다”며 “피고인의 범행은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원인 중 하나”라고 판단했다.

A씨는 또 2011년 1~4월 여성 나체 사진 등을 98차례 인터넷에 올린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음란물 유포)도 받았다.

당시 직업군인으로 일한 그는 이 사건으로 강제 전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성식 기자 jss@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