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불확실성에 '부회장' 카드 꺼낸 정의선...부회장 임명 배경은

이태성 기자, 강주헌 기자 2024. 11. 1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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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취임 이후 첫번째 부회장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최고 경영자가 대응해야할 부분이 많아지면서 부회장을 새로 임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15일 현대차그룹은 장재훈 현대차 사장을 내년 1월1일자로 현대차 완성차 담당 부회장으로 승진, 임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이 현대차그룹의 핵심인 완성차 부문을 총괄하는 부회장을 임명한 것은 최근 그룹을 둘러싼 대외환경이 심상찮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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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훈 신임 현대차 부회장./사진제공=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취임 이후 첫번째 부회장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최고 경영자가 대응해야할 부분이 많아지면서 부회장을 새로 임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성 김 고문도 신임 사장으로 승진시키면서 현대차그룹은 대외환경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기 위한 체질변화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15일 현대차그룹은 장재훈 현대차 사장을 내년 1월1일자로 현대차 완성차 담당 부회장으로 승진, 임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 사장의 부회장 임명은 정 회장이 2020년 취임한 후 첫번째 부회장 승진 인사다. 정 회장 취임 당시에는 윤여철·김용환·정태영 부회장이 있었으나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퇴임했고 지금까지 신임 부회장 임명은 없었다.

장 신임 부회장은 상품기획부터 공급망 관리, 제조·품질에 이르는 밸류체인 전반을 관할한다. 아울러 원가 및 품질혁신을 위한 기반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미래 경쟁력 확보를 주도하게 된다. 장 신임 부회장의 소속은 현대차지만 현대차·기아의 완성차 전반을 총괄하게 된다는 것이 현대차그룹 설명이다.

정 회장이 현대차그룹의 핵심인 완성차 부문을 총괄하는 부회장을 임명한 것은 최근 그룹을 둘러싼 대외환경이 심상찮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완성차의 개발 및 품질관리를 하면서 급변하는 대외환경에 적기에 대응하기는 쉽지 않은 만큼 장 신임 부회장이 완성차를 담당하고 정 회장 등은 대외환경 대응에 더 주력하겠다는 의도다.

실제로 최근 현대차그룹을 둘러싼 환경은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 러시아-우크라이나 등 세계 각지에서 전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기악화로 완성차 판매는 둔화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시장 선점에 총력을 기울였던 전기차의 경우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현상)에 힘겨운 상황이다. 저가형 차량을 앞세운 중국의 글로벌 시장 공략도 거세지고 있다.

여기에 현대차·기아의 주력 시장인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며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모든 수입품에 보편적 기본관세 10~20%를, 중국산에는 60%의 고율 관세를 공약으로 걸었다. 또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도 폐기하려고 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165만대를 판매했는데 이중 절반 이상을 국내에서 생산 중이다. 관세 부과가 현실화되면 그룹의 부담이 커지고 전기차 보조금이 사라지면 전기차 가격 경쟁력 확보가 어려워진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최우선 과제는 대외환경 대응"이라며 "내부 조직을 통해 상황을 파악하고 체질변화를 이뤄내야 하는데 이를 위한 사장급 인사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이날 성 김 고문역을 대외협력·국내외 정책 동향 분석, 홍보·PR 등을 총괄하는 그룹 싱크탱크 사장으로 임명했다. 성 김 신임 사장은 동아시아·한반도를 비롯한 국제 정세에 정통한 미국 외교 관료 출신 전문가로, 주한 미국 대사, 주인도네시아 미국 대사 등을 역임했다. 성 김 신임 사장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주요 관료였기 때문에 2기 행정부와의 소통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임원인사는 역량·성과를 중심으로 글로벌 차원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인사"라며 "대표이사·사장단 인사에 이어 12월 중순에 있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성과 중심의 과감한 인적 쇄신뿐 아니라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선제적 육성 및 발탁 등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성 기자 lts320@mt.co.kr 강주헌 기자 z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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