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취재진의 본분 잃은 ‘팬심’···일본 주장 엔도에게 유니폼 사인 요청
일본 축구대표팀 주장 엔도 와타루(31·리버풀)가 소속팀에서의 입지 불안에도 국가대표로 모처럼 어깨를 으쓱했다. 대표팀 주장으로 나선 공식 기자회견에서 상대팀 나라의 취재진에게 사인 세례를 받았다.
엔도는 1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다 겔로라 붕카르노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C조 인도네시아전을 하루 앞두고 공식 기자회견에 나섰다. 대표팀 주장으로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과 동석한 엔도는 필승 의지와 각오를 드러냈다.
일본 매체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엔도는 “인도네시아에서 따뜻하게 환영을 받아 감사하다”라면서 “내일 경기에서는 최대한의 집중력과 열정을 다해 승리를 목표로 뛰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일본-인도네시아전은 7만8000석이 일찌감치 온라인 매진되며 인도네시아 현지 팬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도 많은 취재진이 몰려 일부 미디어 관계자는 복도에 쭈그려 앉았다고 한다.
3승1무로 조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일본은 지난 4라운드 홈 호주전에서 실점하며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에 대한 질문에 엔도는 “당시 전반적인 경기 운영에서 문제가 있었다. 골키퍼와 수비라인 간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고, 이것이 실점의 원인이 되었다”라며 “이번 인도네시아전에서는 같은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상대의 압박에 대해 침착하게 대응하고 팀 간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라고 말했다.
엔도는 현재 팀 전력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엔도는 “이번 경기에서 우리의 자신감을 보여줄 것”이라며 “준비 기간 동안 좋은 훈련을 통해 세부적인 부분을 보완했다. 팀으로서,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최대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엔도는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더라도, 항상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훈련을 통해 경기 감각을 유지하고 있으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100%의 실력을 발휘하겠다”며 팀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강조했다.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엔도가 기자회견을 마치고 나설 때 미디어석에서 방송국 취재진 남녀 2명이 엔도에게로 다가왔다. 그들의 손에 들려 있는 것은 엔도의 유니폼이었다. 그들은 엔도에게 사인을 요청했다. 이들은 리버풀의 골수 팬이어서 엔도를 응원해왔다며 유니폼에 사인을 요청했고, 엔도도 이에 응했다.
닛칸스포츠는 “취재진이 선수에게 사인을 요청하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면서 “엔도의 아시아 내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전했다. 올 시즌 리버풀에서 출전시간이 크게 줄어들어 방출설까지 나오고 있지만, 엔도는 이날 인도네시아에서 인기를 확인하며 모처럼 활짝 웃었을 것으로 보인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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