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실종자 수색’ 경비공백 노려 中어선 불법조업…113㎞ 추적끝 나포

송은범 기자 2024. 11. 1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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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경이 이른바 '싹쓸이 그물'로 불리는 범장망으로 불법조업에 나선 중국어선을 100㎞가 넘는 추격 끝에 나포했다.

해경에 따르면 전날인 14일 오후 1시 57분경 제주시 차귀도 남서쪽 약 126km 해상에서 중국어선 다수가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끈 상태로 불법조업 중이라는 우리 어민 신고를 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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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제주해경이 중국어선이 쳐놓은 범장망을 수거해 갇혀 있는 어류를 방류하는 모습. 제주해양경찰청 제공

제주 해경이 이른바 ‘싹쓸이 그물’로 불리는 범장망으로 불법조업에 나선 중국어선을 100㎞가 넘는 추격 끝에 나포했다. 최근 4명이 숨지고 10명이 실종된 135금성호 수색에 해경이 전념하고 있는 틈을 타 중국어선들이 불법조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제주해양경찰청은 15일 무허가 중국어선 A 호(범장망, 승선원 15명)를 배타적 경제수역에서의 외국인 어업 등에 대한 주권적 권리의 행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나포했다고 밝혔다.

해경에 따르면 전날인 14일 오후 1시 57분경 제주시 차귀도 남서쪽 약 126km 해상에서 중국어선 다수가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끈 상태로 불법조업 중이라는 우리 어민 신고를 접수했다.

신고를 받은 해경은 3002함 등 대형 경비함정 4척과 항공기 2대를 현장으로 급파했다. 특히 경비함정이 도착하기 전에 항공기가 미리 중국어선 A 호가 범장망으로 양망하는 모습 등 불법조업 장면을 채증했다. 범장망은 길이가 250m, 폭 75m에 달하는 대형 그물이다. 물고기가 모이는 끝자루 부분의 그물코 크기가 약 20㎜밖에 되지 않아 어린 물고기까지 모조리 포획해 일명 ‘싹쓸이 그물’로 불린다.

14일 제주 해상에서 A 호 등 중국어선들이 무리를 지어 불법조업을 벌이는 모습. 제주해양경찰청 제공

신고를 받은 지 3시간 3분 만인 14일 오후 5시 현장에 도착한 제주해경 소속 3002함과 3006함은 단정을 이용해 A 호에게 정선 명령을 내렸지만, 계속해서 허가 수역 외측으로 도주했다. 여기에 다른 중국어선 10여 척이 해경 경비함정을 에워싸며 단속을 방해하는 한편 A 호 선수 좌, 우 현에 새겨진 선명을 페인트로 덧칠하는 모습까지 포착됐다.

결국 약 4시간, 113㎞의 끈질긴 추적 끝에 14일 오후 8시 50분경 해경은 A 호 등선에 성공해 나포를 완료했다.

해경 조사 결과 무허가 중국어선 A 호는 선박서류도 없고 선박의 톤수조차 모르는 상황이라 검문검색에 어려움이 겪었다. 하지만 사전에 항공기를 이용해 조업하는 장면을 채증한 영상이 결정적 증거로 작용해 나포에 성공했다.

박상춘 제주해양경찰청장은 “침몰어선 수색 전념으로 경비 공백의 틈을 노린 중국어선들의 불법조업을 단호히 단죄하고, 앞으로도 엄정하게 단속할 방침”이라고 했다.

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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