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장애인·직원 성추행 혐의' 칠곡 복지 시설 전 대표 징역형

조카며느리도 강제추행 당해
장애인 몫 보조금 가로챈 혐의도 유죄
수당·퇴직금 미지급 등 근로기준법 위반도 유죄

류연정 기자

장애인거주시설 입소자와 소속 직원들을 성추행하고 장애인들의 재난지원금을 가로챈 경북 칠곡의 한 장애인거주시설 전 대표가 징역형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됐다.

대구지방법원 제12형사부(재판장 어재원)는 15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장애인 강제추행과 준강제추행 등), 보조금 관리법, 근로기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69)씨에 대해 징역 3년과 벌금 200만원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5년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기관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A씨는 약 5년 동안 시설에서 생활하는 중증장애인 7명과 직원 6명을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았다. 피해자 중에는 A씨의 조카며느리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이 중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지만 대부분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A씨가 약 3년 동안 장애인 31명이 받은 재난지원금 3100만원을 임의로 사용한 점(보조금 관리법 위반)도 유죄로 판단했다. A씨가 시설 소유 자산을 빼돌렸다거나 보조금 일부를 횡령해 취미 생활에 사용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가 나왔다.

아울러 A씨는 직원들에게 수당과 퇴직금 등 1억2천만원을 미지급한 혐의에 대해서는 모두 인정했는데 이 역시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시설 대표자의 지위를 이용해 각종 범죄를 장기간 지속적으로 저질러 죄질이 좋지 않다. 장애인과 조카며느리를 상대로 강제추행을 해 비난 가능성이 높고 피해자들에게 사죄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시설 대표자로서 나름대로 상당 기간 사재를 들여 장애인 권익 향상에 기여한 점, 일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이 사건은 지난 2022년 기소돼 약 2년 만에 1심 선고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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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CBS 류연정 기자 mostv@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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