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탑역 '흉기 난동' 예고글…사이트 홍보 위한 자작극이었다

▲ 야탑역 배치된 경찰특공대

'야탑역 살인예고글' 작성자는 해당 게시물이 올라온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 사이트의 직원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협박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20대 남성 A 씨를 긴급체포했다고 오늘(15일) 밝혔습니다.

앞서 A 씨는 지난 9월 18일 자신이 관리하는 한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 게시판에 "야탑역 월요일 날 30명은 찌르고 죽는다"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해당 게시물은 캡처된 형태로 SNS 등에 유포됐고, 당시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역 주변에 경찰특공대와 장갑차를 배치하는 등 순찰을 강화했습니다.

범행일로 예고한 같은 달 23일에는 기동순찰대와 기동대, 자율방범대 등 180여 명의 인력이 일대 순찰에 동원되기도 했습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들이 운영하는 사이트를 홍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협박 글을 작성해 게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아울러 경찰은 해당 사이트 운영자 B 씨, 다른 관리자 2명 등 20대 남성 3명을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방조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지난 4월부터 서울 모처에 사무실을 차리고 미국에 서버를 둔 해당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사이트의 메인 페이지에는 "익명으로 진행되는 안전 커뮤니티", "IP 및 신상 걱정 없이 이용하는 사이트"라는 등의 소개글이 내 걸렸었습니다.

경찰은 흉기 난동 예고 글이 올라온 당일 수사 협조를 위해 운영자 B 씨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B 씨는 "우리도 글쓴이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며 협조를 사실상 거부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국제 공조 등을 통해 운영자 계정으로 미국 서버에 로그인한 IP의 접속 위치를 전달받았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29일 서울 사무실 소재를 파악해 운영자 B 씨 등 3명을 검거하고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습니다.

이어 추가 수사를 통해 A 씨의 신원을 특정하고 이달 13일 오후 5시 50분쯤 서울의 한 거리를 지나던 A 씨를 발견해 59일 만에 긴급체포했습니다.

A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수원지법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사진=연합뉴스)

정준호 기자 junhoj@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