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서 소음" 망상에 찾아가 겁주려다 살해, 30대 2심도 중형

[대전=뉴시스]김도현 기자 = 옆집에서 소음이 난다는 망상에 손도끼로 겁을 주려다가 격분, 살해한 30대가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박진환)는 15일 오전 10시 30분 316호 법정에서 살인, 주거침입, 절도 등 혐의로 기소된 A(36)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16년을 선고했다.

박 부장판사는 "1심은 여러 사정을 참작해서 형량을 정했고 쌍방에서 주장하는 양형 요소는 모두 1심에서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며 "당심에 이르러 피고인이 자백하며 2000만원을 형사 공탁했지만 범행 내용과 경위, 피해 정도 등을 고려하면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양형을 변경할 수 없어 1심 형량이 너무 가볍거나 무거워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A씨는 지난 5월 14일 오전 4시께 충남 예산군에서 자신의 옆집을 찾아가 현관문 열쇠 구멍을 쑤시는 시늉을 하다 옆집 주인인 B(61)씨가 나오자 격분, 손도끼로 수차례 내려쳐 살해한 혐의다.

이후 A씨는 B씨 시신을 화장실로 옮긴 뒤 B씨가 렌트하고 있던 승용차 차키를 갖고 나와 차량을 훔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A씨는 B씨가 새벽 시간에 벽을 치며 소리를 내고 이를 따지려는 자신을 무시한다고 오해해 불만을 갖고 있다가 손도끼를 보여주며 겁을 먹게 하려다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1심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이 범행 무렵 이웃 주민인 피해자가 고의로 소음을 유발하고 있다는 망상 내지 환청 등 증상을 겪은 것은 인정이 된다"며 "다만 2018년 이후 조현병 등과 관련해 계속해서 치료를 받았다는 자료가 보이지 않고 생명을 침해하는 범행은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범죄로 엄중히 처벌받아야 마땅하고 차량을 절취해 도주한 점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에게 징역 징역 16년을 선고했다. 또 보호관찰 3년을 명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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