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똘똘 "홍석천과 견제 구도? '잘했다' 칭찬해 줘" (인터뷰)

우다빈 2024. 11. 1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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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만 구독자' 유튜버 김똘똘 단독 인터뷰
연예계에 나타난 신흥 핫게이
홍석천, '라스' 보고 김똘똘에게 남긴 말은?
김똘똘이 짚은 현 한국 퀴어 콘텐츠 속 변화
수년 전부터 혜성처럼 등장한 'MZ 게이' 김똘똘은 특유의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책임감으로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유튜브에서 각종 웹예능을 섭렵, 넷플릭스 '인플루언'서를 비롯해 지상파 토크쇼 '라디오스타'까지 출격한 김똘똘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김똘똘 SNS

유튜브 구독자 31만 명을 보유한 인플루언서 김똘똘이 연예 활동에 기지개를 켰다. 그가 잠을 줄이고 숨 가쁘게 일정을 소화하는 이유는 성소수자들을 위한 책임감 때문이다. 특유의 밝고 긍정적인 가치관으로 'MZ 게이'라는 수식어를 거머쥔 김똘똘은 방송가가 주목하는 예능 루키다.

수년 전부터 혜성처럼 등장한 'MZ 게이' 김똘똘은 특유의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책임감으로 행보를 이어 나가고 있다. 유튜브에서 각종 웹예능을 섭렵, 넷플릭스 '인플루언서'를 비롯해 지상파 토크쇼 '라디오스타'까지 출격한 김똘똘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김똘똘은 지난 2016년 유튜브를 시작해 이름을 알렸다. 2023년 MBC '세치혀', Mnet '아찔한 소개팅 Z', MBC 에브리원 '피리부는 여행사' 등에 출연했다. 그를 가장 대표하는 웹예능은 홍석천의 유튜브 채널 '홍석천의 보석함'이다. 메인 MC인 홍석천 옆에서 김똘똘은 보조 진행을 맡아 유쾌한 입담을 펼쳤다. 방송인 홍석천의 후발주자가 드디어 나타났다는 점에서 김똘똘의 밝은 미래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많다. 2000년 커밍아웃을 하고 연예인 1호 게이로 활동 중인 홍석천의 후임이 지금에서야 등장했다는 것에 대해 여전히 대한민국이 개방적이지 못하다는 아쉬움 섞인 반응도 있지만 지금 김똘똘이 홍석천의 배턴을 받은 것처럼 또 다른 성소수자 예능 캐릭터의 등장을 기대할 수 있다.

지난 6일 방송된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김똘똘은 자신의 정체성을 일찍 알게 된 계기와 커밍아웃을 하게 된 이유, 군대 비하인드 등 인간 김똘똘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에 김똘똘은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상파 토크쇼 출연 및 그가 걸어온 길을 돌아봤다. 방송에서 신흥 핫게이라는 수식어로 등장, 김똘똘은 "홍석천 형에게 저 '라디오스타' 나가는데 너무 떨린다고 하니 '게이치 말아요'라고 했다"라면서 대결 구도를 넌지시 전해 웃음을 전했다. 이에 홍석천의 '라디오스타' 후기를 묻자 김똘똘은 "형은 잘했다고 했다. 영상 예고편에서 세대교체 이야기, 야망 차세대 게이와 올드 게이로 대결 구도로 만들어져 형도 '너 나 따라잡겠다고 이를 갈았던데'라고 장난으로 하셨고 방송 이후에는 '잘했어요'라고 해주셨다"라고 언급했다.

김똘똘은 지난 2016년 유튜브를 시작해 이름을 알렸다. 2023년 MBC '세치혀', Mnet '아찔한 소개팅 Z', MBC 에브리원 '피리부는 여행사' 등에 출연했다. 유튜브 영상 캡처

김똘똘의 소신은 '우스운 사람이 아닌 웃음을 주는 사람이 되자'는 것이다. 김똘똘은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실제로 제 성격은 텐션이 그렇게 높지 않다. 그렇지만 최대한 에너지를 끌어올려서 분위기를 이끌려고 한다. 사람들에게 보이는 유쾌하고 코믹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유지하려고 한다"라고 토로했다.

이처럼 밝고 긍정적인 가치관은 김똘똘 자신의 무기가 됐다. 최대한 모든 사람들을 사랑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으로 임하며 선한 영향력을 전파 중이다. "제가 어려워 보이거나 도도하진 않잖아요. 제 말투 같은 것들이 누군가에게 우스꽝스럽고 특이하다고 생각이 될 수 있지만 멋진 척하고 과묵한 척한다면 누가 절 재밌어하겠어요. 인간미 넘치고 친화적인 것이 좋다는 반응이 많아요. 특히 제 콘텐츠에 '이런 게이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댓글이 기억에 남아요. 제가 게이 이미지를 대표할 수도 있는데 친해지고 싶다는 댓글이 기분이 좋더라고요."

그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김똘똘은 고민 없이 '주변 사람들 속 나의 존재'라고 답했다. 자신을 사랑해 주고 있는 이들을 위해 지금의 순간을 열심히 사는 것이 지금의 김똘똘을 만든 토대다. 김똘똘은 "유튜브를 7~8년 운영했지만 침체기가 많았다. 3개월가량 폐인처럼 살았을 때도 있었다. 그때마다 주변 사람들이 저를 응원하고 저를 일으켜줬다. 구독자 중 한 분이 '저는 팬이지만 (당신의) 편이기도 하다'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다. 내 팬들은 내 편이구나. 영상을 만들 때 사람들이 재밌어하는 것에 뿌듯함을 느끼고 웃음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좋다"라고 떠올렸다.

'홍석천의 보석함'이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타며 김똘똘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며 5일 동안 3시간을 잘 만큼 숨 가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김똘똘은 특유의 긍정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다. 김똘똘은 "주변 분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것도 있다. 사람들이 어떻게 그렇게 밝고 텐션이 높냐고 하지만 제가 밝은 모습을 보여주면 보는 이들은 하여금 기분이 좋아지고 저도 힐링이 된다. 상호작용으로 행복감을 느끼는 것"이라고 의미를 되새겼다.

김똘똘은 지난 2016년 유튜브를 시작해 이름을 알렸다. 2023년 MBC '세치혀', Mnet '아찔한 소개팅 Z', MBC 에브리원 '피리부는 여행사' 등에 출연했다. 김똘똘 SNS

그런가 하면 웨이브 '남남연애',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된 '대도시의 사랑법' 공개 등 성소수자를 조명하는 여러 콘텐츠들이 대중을 만나고 있다. 김똘똘의 '라디오스타'도 이러한 부분의 일환이다. 과거보다 다양성을 지향하고 있는 흐름에 대해 김똘똘은 "지금의 분위기는 굉장히 긍정적이고 다양하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 다양성이 굉장히 중요하다. '라디오스타' 영상에 '내 자식은 안된다'라는 댓글이 달렸다. 우리 아이가 물들면 어떡하냐는 부모님 마음이 이해가 되지만 다른 사람 자식은 상처받아도 될까. 그런 고민을 하셨으면 좋겠다.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은 이야기다. 내가 왜 음지에 살아야 하냐. 나만 정답이라고 이기적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열린 마음으로 바라보고 세상에 다양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존중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커밍아웃을 한 이들의 연예 활동이 드문 탓에 김똘똘의 행보는 성소수자들에 대한 책임감으로 이어질 터다. 부정적인 댓글들도 있지만 김똘똘은 여전히 밝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현재를 즐기고 있단다. 그는 "방송 속 예능 캐릭터로 괜찮았다. 제 영상을 많은 사람들이 봤다는 것으로 만족한다. 때론 라이브 방송을 하면 악플러들이 가족 욕을 하기도 하지만 '갈 길 가세요'라고 하고 넘긴다. 최대한 긍정적으로 살고자 하는 것이 삶의 지혜, 또는 편법이다"라고 전했다.

"저도 겁이 많아요. 저를 믿고 따라오라고 할 수 없어요. 주변에 인권을 위해 커밍아웃을 하라고, 용기 내라고 할 수도 없어요. 소수의 몇몇만 힘을 내선 달라질 수 없어요. 분위기가 서서히 변화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저는 (반대하는 사람들과) 싸우고 싶지 않아요. 한 번뿐인 인생 더불어 살아가는 인생에서 다양성을 존중하자고 말하고 싶어요."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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