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 안 걸려” 환전 앱 활용한 70억대 ‘불법 홀덤도박장’ 적발

앱 개발사 대표, 가맹점주·딜러 등 628명 검거

홀덤 게임에 사용된 홀덤칩.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

가상계좌를 이용한 환전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한 뒤 71억원대 불법 도박장을 운영한 이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환전 앱 개발사 대표 A씨와 가맹 홀덤펍 점주·딜러 등 577명을 도박장소 개설 또는 방조 혐의로 검거했다고 15일 밝혔다. 앱을 이용해 도박에 참여한 뒤 1000만원 이상의 상금을 획득한 51명은 도박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도박에 참여한 이들의 직업군은 자영업자와 회사원, 전문직 등으로 다양했다고 한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환전 앱을 개발한 뒤 단속을 피할 수 있다고 홍보하여 전국 104개 가맹점을 통해 총 71억원의 참가비를 받고 8000여명의 플레이어를 모집했다. 이후 작년 10월부터 지난 5월까지 ‘텍사스홀덤’ 게임을 하게 한 뒤, 57억원을 환전해 준 혐의를 받는다.

최근 유행하는 홀덤펍은 입장료를 내고 칩을 받아 게임을 한다. 그러나 칩을 현금으로 환전하거나 참가비를 받고 시드권(대회 참가권) 또는 상금을 지급하는 행위, 시드권을 현금으로 교환하는 행위 등은 모두 ‘불법 도박’에 해당한다. 이에 A씨는 홀덤펍 등에서 직접 현금을 거래하지 않아도 결제대행사(PG사)를 통해 개설한 가상계좌로 게임용 칩을 구매하고, 시상금을 받을 수 있는 환전 앱을 개발했다.

경찰은 이들이 전체 환전 금액의 4%에 해당하는 2억2800만원을 수수료 명목으로 챙겼다고 봤다. A씨는 또 경기 부천시에 1000평 규모의 전용 경기장을 설치, 작년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6차례에 걸쳐 약 1500명이 참여하는 총상금 10억원 규모의 환전 앱 전용 대회를 열기도 했다. 각 가맹점에서 예선을 통과한 플레이어들이 대회에 참가했고 등수에 따라 정해진 상금을 받았다. 총상금이 2억5000만원인 대회의 경우 1위 상금은 5500만원에 달했다.

경찰 관계자는 “홀덤 게임을 단순 놀이문화로 인식하는 젊은 층 등의 인식을 노린 변칙적인 불법 도박장인 홀덤펍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참가비를 받고 시드권 및 상금 지급, 앱을 이용한 환전, 시드권 교환 행위도 변칙적인 위법행위의 일종이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