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대표에 호세 무뇨스…창사 첫 외국인 CEO
현대차그룹이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을 현대차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를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하는 대표이사·사장단 인사를 15일 발표했다.
이번 인사에서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현대차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장 사장의 부회장 승진으로 2022년 사실상 해체됐던 현대차그룹 부회장 체제가 부활했다.
장 사장이 맡았던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COO가 물려받는다. 외국인이 최고경영자(CEO)인 대표이사에 선임된 것은 1967년 현대차 창사 이래 처음이다. 호세 무뇨스 신임 현대차 대표이사는 2019년 현대차에 미주 담당 사장으로 합류했으며 현재까지 현대차 북미권역본부장 겸 COO를 맡아왔다.
현대차는 대외협력과 국내외 정책 동향 분석, 홍보·PR 등을 맡는 싱크탱크 수장(사장)으로 성 김 현대차 고문을 선임했다. 성 김 신임 대외협력 사장은 동아시아·한반도를 비롯한 국제 정세에 정통한 미국 외교관 출신의 전문가다. 부시 행정부부터 오바마·트럼프·바이든 정부에 이르기까지 여러 핵심 요직을 맡아 왔으며 미국 국무부 은퇴 후 올해 1월부터 현대차 고문역으로 합류했다.
무뇨스의 CEO 선임과 성 김 고문의 대외협력 담당 사장 승진은 미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를 대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동맹국의 모든 수입품에 대해 10~20%의 보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해왔다. 한국 자동차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지도 시사했다. 로이터통신은 14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 정권인수팀이 IRA 상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는 CEO와 대외협력 사장을 미국에 정통한 외국인으로 인선해 트럼프 시대의 불확실성에 대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무뇨스 신임 CEO는 도요타 유럽법인과 닛산 미국법인 등을 거쳤고 2019년 현대차 합류 후 COO 겸 북미·중남미법인장을 맡아 북미지역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 미국 법인 매출은 2018년 15조2928억원에서 지난해 40조8238억원으로 급증했고 같은 기간 영업실적은 3301억원 순손실에서 2조7782억원 순이익으로 개선됐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2022년에는 미주, 유럽 등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는 글로벌 COO에 보임했다.
성 김 사장은 올해 현대차 고문으로 합류 이후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통상·정책 대응 전략과 대외 네트워킹 등을 지원해왔다. 그는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후 현대차의 대미 전략 구상·실행에서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기아 국내생산담당 및 최고안전보건책임자 (CSO)인 최준영 부사장과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 이규복 부사장은 각각 사장으로 승진했다. 현대트랜시스 백철승 부사장은 대표이사에 내정했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로는 이한우 주택사업본부장 전무와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이 각각 선임됐다. 현대케피코 대표는 오준동 기아 전동화생기센터장 상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맡는다.
이진주 기자 jinj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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