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간부에게 ‘압수수색 정보’ 누설한 경찰관, 징역형 집행유예 확정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건설노조) 간부에게 압수수색 계획을 누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경찰관이 대법원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확정받았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된 대구경찰청 소속 경위 A씨에 대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지난달 25일 확정했다.
A씨는 2023년 3월 대구경찰청 건설현장 갈취·폭력 등 조직적 불법행위 단속팀 소속 정보 경찰관으로 근무하던 중 건설현장 노조 간부에게 수사 정보를 누설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노조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이 신청된 직후 노조 조직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번 주부터 아마 압수수색 들어갈 거야, 들어갈 거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사 대상자와 수사 대상 범죄 행위 등의 구체적인 정보를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자신이 추측한 내용을 말한 것으로 직무상 취득한 비밀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수사의 목적을 방해할 우려가 있는 정보를 누설한 것에 해당해 경찰 직무의 공정성을 해하고, 경찰관의 공정한 법 집행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한 범죄로서 피고인의 죄책이 무겁다”고 했다.
2심에서는 A씨가 20년 넘게 성실히 근무하며 포상을 받은 점 등을 고려해 형량을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일부 감형했다. 재판부는 “압수수색 관련 정보는 수사의 향방을 결정짓는 중요한 부분”이라며 “이런 정보가 사전에 누설되면 수사기관의 노력이 무효가 될 수 있고 수사에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을 수긍하고 A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김나연 기자 ny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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