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적 인간’ 미당 서정주, 밝음·어둠 뒤섞인 그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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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당 서정주(1915~2000)는 한국 근현대 문학사에서 가장 다루기 까다로운 '문제적 인물'에 속한다.
최현식 인하대 교수가 쓴 '서정주라는 문학적 사건'은 밝음과 어둠이 뒤섞인 미당의 문학 세계를 두루 아울러 깊이 들여다보는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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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주라는 문학적 사건
최현식 지음 l 도서출판비 l 2만4000원
미당 서정주(1915~2000)는 한국 근현대 문학사에서 가장 다루기 까다로운 ‘문제적 인물’에 속한다. 한쪽에선 빼어난 감수성으로 토착어의 아름다움을 드높인 시인으로 평가하는가 하면, 다른 쪽에선 일제강점기와 해방 후 독재 시기에 권력에 순응해 지조를 팔아넘긴 인물로 지탄한다. 그렇게 논란이 거세다 보니 미당에 대한 작가론과 작품론은 찾아보기 쉽지 않다. 최현식 인하대 교수가 쓴 ‘서정주라는 문학적 사건’은 밝음과 어둠이 뒤섞인 미당의 문학 세계를 두루 아울러 깊이 들여다보는 작업이다. 지은이는 “미당의 한국 시에 대한 숱한 긍정적 기여와 몇몇 부정적 국면을 함께 기리고 기억하기 위해, 또 미당 연구자이자 비평가인 나에 대한 선한 영향과 준엄한 계고를 잊지 않기 위해” 책의 제목을 ‘문학적 사건’이라고 붙였다고 밝힌다.
이 책에는 지은이가 2003년 서정주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20여년 동안 쓴 논문 13편이 실렸다. 식민지 시기의 초기 시에서부터 만년의 ‘시적 자서전’에 이르기까지 서정주의 시와 산문에 대한 고찰이 시대순으로 실렸다. 그런 고찰에 미당 문학을 대표하는 작품들에 대한 분석과 평가가 함께한다. 이를테면 초기작 ‘자화상’은 “애비는 종이었다”로 시작해 “시의 이슬”을 지나 “병든 수캐마냥 헐떡거리며 나는 왔다”로 끝난다. 지은이는 이 시가 “자아의 궁핍한 삶을 ‘시의 이슬’에 대한 의지로 전환하는 존재론적 욕구와 미적 감각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자아의 분열이나 윤리적 성찰의 문제를 다루지 않는다”고 말한다. 윤리적 성찰이 없다는 이 사실이 이후 서정주가 걸은 길의 방향을 미리 보여주는지도 모른다.
고명섭 선임기자 micha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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