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사냥꾼의 ‘유잼’ 추구, 젠더 폭력 확대 재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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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페미니스트)'는 반사회적 여성 집단으로서 은밀하게 특정한 표식(집게손가락 등)을 드러내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조직에 침투해 사람들을 선동하며, 남성에 대한 혐오를 표출하는 세력이다."
'페미'인 기자로서는(반사회적·남혐 등은 아님) 집게손가락만으로 서로의 존재를 알아볼 수 있다는 상상이 진실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페미들은 자기 지향을 드러내기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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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사냥
젠더 정치 탐구
이민주 지음 l 민음사 l 1만7000원
“‘페미(페미니스트)’는 반사회적 여성 집단으로서 은밀하게 특정한 표식(집게손가락 등)을 드러내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조직에 침투해 사람들을 선동하며, 남성에 대한 혐오를 표출하는 세력이다.”
이런 음모론은 ‘페미니즘 사상 검증’을 추동하는 주요 믿음 가운데 하나다. ‘페미’인 기자로서는(반사회적·남혐 등은 아님) 집게손가락만으로 서로의 존재를 알아볼 수 있다는 상상이 진실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페미들은 자기 지향을 드러내기 쉽지 않다. 아니, 드러내지 못한다. 위 같은 믿음에 근거한 젠더폭력이 횡행한 탓이다.
중세 마녀사냥에 버금가는 이 시대 ‘페미사냥’은 어떻게 온라인 일부 반페미 이용자를 벗어나 대중의 인식에 침투했나. 그 시발점은 8년 전인 2016년 넥슨이 게임 ‘클로저스’ 캐릭터 목소리를 맡은 성우를 해고(계약 해지)한 사건이다. 일부 게임 이용자가 그 성우를 페미로 지목, 사냥에 나섰고, 기업이 이를 소비자 요구로 들어줬다.
저자는 당시 ‘클로저스’ 게임 속 서유리와 우정미라는 캐릭터를 사랑한, ‘서브컬처 오타쿠’이자 페미이자 연구자다. 저자는 페미사냥을 “여성 개인의 사회경제적 삶을 실질로 무너뜨리는 폭력”이자 “페미니스트 집단의 즐거움과 성취감 그리고 희망을 공격하는 일”로 의미화한다. 페미사냥꾼들의 ‘유잼’(재미 있음)이 이 폭력의 확대재생산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서브컬처’ 내부자이자 ‘페미’ 외부자로서 두텁게 풀어썼다. ‘대체 집게손이 뭐길래, 왜 그렇게까지?’라는 물음, ‘대체 어떻게 대응해야 하지’란 무력감에 휩싸인 적 있는 독자라면, 이 촘촘한 길잡이를 참조하길.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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