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의 네발로봇 라이보2, 마라톤 도전한다

황보제민 KAIST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진이 개발한 사족보행로봇 라이보2가 지난 9월 마라톤 대회에 출전해 달리고 있다. 라이보2는 오는 17일 열리는 ‘2024 상주곶감마라톤’에 재출전해 완주에 도전한다./한국과학기술원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사족보행 로봇이 마라톤 대회에 출전해 완주에 도전한다.

황보제민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오는 17일 열리는 ‘2024 상주곶감마라톤’에 사족보행 로봇 라이보2를 출전시킨다고 15일 밝혔다.

라이보2는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사족보행 로봇이다. 라이보2는 초당 약 6m를 달릴 수 있으며, 8시간 연속 보행도 가능하다. 주행 시간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길며, 2위 기록보다 2배 이상 길다.

라이보2는 거리 42.195㎞를 달리는 풀코스 종목에 출전해 완주에 도전한다. 기존 사족보행 로봇의 최장 주행거리는 20㎞인 점을 고려했을 때 2배 이상의 거리에 도전하는 셈이다. 연구진은 이미 4시간 30분간 보행을 완주한 경험이 있는 만큼 완주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연구진은 이번 도전으로 라이보2가 잘 닦여진 포장도로뿐 아니라 실제 도심 환경에서 주행 능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사족보행 로봇의 실용화 가능성을 실제 환경에서 검증하는 첫 시도다.

사족보행 로봇은 얼음, 모래, 산악 지형 같은 험지에서도 안정적인 보행이 가능하다는 장점으로 재난 구조, 탐사 분야에서 주목 받고 있다. 하지만 주행거리와 운용 시간이 짧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받아 왔다.

연구진은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로봇의 구동기부터 기계적 움직임까지 모두 자체적으로 설계했다. 특히 동역학 시뮬레이터 ‘라이심(Raisim)’을 자체개발해 강화학습 기반의 효율적인 보행 제어 기술을 구현했다. 이후에는 보행 능력을 높이기 위해 1년여간 데이터를 수집하고 모델을 보완해왔다.

라이보2의 마라톤 도전은 이번이 두 번째다. 라이보2는 지난 9월 ‘금산인삼축제 마라톤대회’에서 첫 도전에 나섰지만, 37㎞ 지점에서 배터리가 방전돼 완주에 실패했다. 연구진은 실제 마라톤 코스에서 다른 주자들과 함께 달리면서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지 못하고 속도를 자주 바꾼 점을 원인으로 분석했다.

연구진은 내부 구조 개선을 통해 배터리 용량을 33% 늘렸다. 라이보2의 직선 구간 최대 주행 거리는 67㎞로 늘어났다.

이번 연구를 이끈 이충인 박사과정 연구원은 “보행 손실을 기구, 전장, 보행 방법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분석한 것이 효율 개선에 중요하게 작용했다”며 “사족보행 로봇의 운용 범위를 도시 범위로 확대하는데 중요한 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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